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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 감독, 기승호 바라보며 다짐한 '룸메이트 스킨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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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다시 룸메이트 하면서 선수들 익혀야 겠습니다".

LG 현주엽(42) 신임 감독이 24일 LG스포츠단 사무실이 위치한 잠실야구장 2층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했다.

현 감독은 "지도자 경험이 없는데, 은퇴한 LG 구단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 재미있고, 좋은 경기로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선수 시절 많은 경기를 뛰어봤고,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경기의 흐름 등 큰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선수 지도에 있어선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지도자 경험이 많은 코치와 함께하면 빨리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LG의 핵심 선수들이 참석했다. 새롭게 팀을 옮기며 큰 형 노릇을 하는 조성민을 비롯해 김종규 그리고 기승호가 참석했다. 

기승호 참석은 의외였지만 분명하게 이유가 있었다. 현주엽 감독이 LG에서 은퇴할 때 신인으로 입단한 선수가 바로 기승호. 특히 그는 입단 후 곧바로 현 감독의 룸메이트 역할을 했다. 

현주엽 감독과 기승호는 10살 차이가 난다. 따라서 쉽게 말을 걸기도 어려웠다. 현 감독은 "기승호가 굉장히 부산한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후배였기 때문에 정리도 많이 했고 여러가지를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조용히 하자'는 말만 하면 바로 책상에 정자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이 굉장히 귀여웠다. 그 때 처럼 룸메이트 하면 다시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기승호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그는 "감독님이 부임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다른 기분이 들었다. 룸메이트였고 일단 굉장히 설렌다"고 말했다. 

당시 포인트포워드로 LG의 핵심이었던 현 감독은 신인인 기승호 살리기에 나섰다. 기승호는 첫 시즌이었지만 경기당 23분여를 뛰었고 8.78득점-2.3리바운드를 따냈다. 신인으로 쉽게 따내기 힘든 기록이었다. 

큰 도움을 받은 현 감독과 다시 룸메이트를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묻자 기승호는 잠시 고민했다. 그는 "제가 앞장서서 팀 원들을 소개하겠습니다"라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러나 표정은 싫지 않았다. 자신과 함께 했던 선배가 감독으로 오면서 더 노력하고 반전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선수들과 온몸으로 스킨십을 갖겠다는 현 감독의 의지도 기승호 덕분에 쉽게 다가설 수 있게 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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