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출신 힐만 감독이 본 테임즈의 ML 성공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4.27 06: 12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KBO리그로 온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맹활약하고 있는 에릭 테임즈(31, 밀워키)를 어떻게 바라볼까.
해외 리그에서 뛰다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성공한 사례는 없지는 않지만 드물다. 테임즈는 26일(한국시간)까지 22경기에서 11홈런을 때려 밀워키 역대 4월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5경기 연속 홈런 등 몰아치기로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하고 있다.
26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힐만 감독은 "테임즈를 개인적으로는 모르지만,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나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지는 안다"며 운을 뗐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테임즈의 활약으로 KBO리그의 위상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 나도 한국에 와서 좋은 타자들을 많이 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야구를 보는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테임즈가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일본에서도 감독 생활을 한 힐만 감독은 "과거 일본에서 좋은 활약을 한 세실 필더가 메이저리그로 돌아가서 성공한 케이스가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차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누가 가르쳤느냐의 문제도 아니라고 본다. 선수가 무엇을 느꼈고,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얻어서 개선하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선수 개인의 특성, 외국리그에서 어떤 점을 배워가느냐 관점에서 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술보다는 심리에 주목했다. 힐만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해외리그에서 뛰면 정신적인 성장을 얻을 수 있다. 외국인 선수로서 감정 조절이나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NC에서 뛸 때 테임즈는 좋은 성적의 비결 중 하나로 "스트레스 없이 매일 경기에 나간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뛸 때는 한 경기 못 치면 다음 경기에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았다"고 했다.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테임즈는 "과거에는 홈런을 치지 못하면 마이너리그로 내려갈지도 몰라 불안했다"며 "한국에서 독서 습관과 명상으로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훈련을 했다"고 얘기했다. 힐만 감독이 말한 정신적인 성장이다. 
더불어 KBO리그에서 변화구에 대한 적응력을 키운 것은 덤이다. 그는 "한국에서 3년간 뛰면서 타석에서 인내력을 키웠다. 다양한 변화구를 상대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선구안이 좋아졌다. 테임즈는 볼에 헛스윙하는 비율이 과거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때 35~36%에서 올해 20.6%로 줄었다. 볼넷/삼진 비율도 대폭 줄었다.
3년간 1600만 달러의 계약에 따른 안정된 경기 출장 보장, 한국에서의 경험으로 변화구 대응력과 좋아진 선구안이 복합적으로 작용돼 지금 메이저리그를 흔들고 있는 '괴물' 테임즈가 완성됐다고 봐야 한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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