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양희종, 3점슛보다 빛난 주장의 리더십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OSEN=허종호 기자] "꼭 이기고 싶었다. 공식적인 자리서 주장으로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양희종(33·안양 KGC)의 올 시즌 평균 기록은 3.93득점 2.02어시스트. 3.72리바운드다. 경기당 평균 0.63개의 3점슛을 던졌다. 기록만 놓고 보면 아쉽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전혀 다른 선수가 된다. 양희종은 지난 26일 서울 삼성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3점슛 3개를 포함해 13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GC의 승리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건 데이비드 사이먼(34점)이다. 그 뒤를 오세근(22점)이 이었다. 사이먼과 오세근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에 KGC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양희종의 득점은 삼성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변수였다. 양희종은 "삼성에서 이정현, 오세근, 사이먼만 막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나온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슛을 넣어 수비를) 분산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5년 전 챔피언결정전 때도 그랬다. 2011-2012 시즌 당시 정규시즌에서 양희종은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적인 능력은 지금 만큼 빛났지만 공격은 지금과 비슷했다. 그러나 엄청난 열세로 예상됐던 원주 동부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며 자신을 향한 '무록(無錄, 기록이 없다)'이라는 비아냥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하지만 이날 삼성을 상대로 빛난 건 공격적인 부분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양희종이 보여준 주장으로 해야 할 역할이 더욱 빛났다.

양희종은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가 없는 상황에서 무거운 짐을 홀로 진 이정현을 잘 다독여 경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정현은 2차전에서 이관희와 충돌 때문에 안방을 가득 채운 삼성팬들로부터 엄청난 야유를 받았지만 양희종의 리더십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운영했다.

이정현은 "원정이다보니 심리적으로 흔들렸지만, 희종이형이 흔들리지 말라고 말을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발목 부상 중인 사익스가 4차전 복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정현까지 무너진다면, KGC는 공격을 이끌 코트 위의 지휘관을 모두 잃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KGC는 자신들의 능력을 모두 발휘하지도 못하고 무너졌을 것이다. 그러나 양희종이 이정현을 잡아줌으로써 KGC는 사익스가 없이도 승전보를 전했다.

주장의 역할은 경기 후에도 계속됐다. "꼭 이기고 싶었다"고 강조한 양희종은 "여러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갔다. 그러나 이겨야 말할 수 있었다. 정현이가 (이관희와 충돌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정현이도 관희도 잘못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한쪽만 나쁜 사람을 만드는 것 같아서 섭섭했다. 그런 부분에서 공식적인 자리서 주장으로서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KGC 선수들을 대표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sportsher@osen.co.kr

OSEN 포토 슬라이드
슬라이드 이전 슬라이드 다음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