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전설 제혁 "팀 해체? 멤버 각자의 길로..팬들 미안해"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4.27 15: 39

보이그룹 전설이 소속사 SS엔터테인먼트 박재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 계약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정 다툼을 벌인 지 9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26일 이 같은 소식과 함께 멤버들은 "진실이 이겼다"며 SNS를 통해 기쁨을 내비쳤다. 사실 소속사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란 쉽지 않았을 터. 그럼에도 제혁, 리슨, 창선, 리토, 로이는 똘똘 뭉쳐 정의를 이뤄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박재현 대표가 항소할 가능성도 있는데다 전속 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됐기 때문. 이와 관련해 27일, OSEN이 멤버 제혁과 승소한 소감부터 입대 문제까지 직격 인터뷰를 나눴다.

◆"진실이 결국 이겼습니다"
지난해 7월 전설은 기본적인 활동 지원을 받지 못한 데다 정산 역시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며 박재현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숙소 공과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아 수차례 가스와 전기가 끊겼다는 이들의 사정은 팬들을 충격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지난해 5월 엠넷 '엠카운트다운' 중국 무대에 오르면서 '이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 전까지 계속 회사에 기본적인 걸 요구했고 고쳐 달라 부탁했지만 바뀌는 게 없었죠. 정산서도 없고 매니저도 없었으니까요. 막판엔 제가 직접 제 차로 운전해서 멤버들과 스케줄을 다녔을 정도예요. 그 모든 걸 박재현 대표가 피해버렸죠. 소송을 걸기까지 분명 쉽지 않았고 앞으로 무대에 못 설 수도 있다는 생각에 슬펐지만 멤버들끼리 용기를 냈어요."
9개월간 법정 공방 끝에 전설 다섯 멤버는 1심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전설은 정산받지 못한 금액을 비롯해 매니지먼트 지원을 일체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을 풀게 됐다. 하지만 돈 이상의 가치가 존재했다.
"법이란 게 어렵고 이를 이용해 피해가는 사람도 있으니까 걱정했어요. 우리쪽에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고요. 하지만 다행히 잘 풀렸고 당연한 결과를 얻었네요. 사실 박재현 대표 쪽에서 판결이 나오기 전에 본인들이 이겼다고 거짓 소문을 내기도 했는데 진실이 바뀌진 않았습니다. 한시름 놨어요."
◆"기다려 준 팬들 정말 고맙고 미안해요"
소속사와 전속 계약이 해지되면서 다섯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조심스럽게 '해체'라는 단어를 떠올리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제혁은 이런 표현보다는 팬들에게 아쉽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걸로 대신했다. 
"아쉽다는 말밖에 못하겠어요. 사실 전설이 대중이 보기엔 성공한 그룹이 아니지만 저희 나름대로 노래하고 무대에 서는 게 행복했거든요. 정산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중 앞에서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게 행복한 5명이었죠. 하지만 한 사람의 욕심 때문에 이렇게 됐네요. 신인 그룹에게 1년의 공백기는 치명적이잖아요. 멤버들 다 아쉬워하고 있죠. '전설은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싶어요. 아이돌 선후배 친구들 무대를 TV로 보면 부러우면서 씁쓸해요. 소송 전부터 군대에 다녀오면 우리가 처음 생각한 그룹이 될 수 없을 것 같아 각자의 길을 생각해 보자고 했어요. 소송만 아니었다면 전설이 어디까지 성장했을지 궁금하고 아쉬운 마음 뿐이에요. 팬들에게 미안할 따름이죠."
맏형 리슨은 이미 군대에 다녀온 까닭에 아르바이트와 함께 학업에 집중할 계획이고 중국인 멤버 로이는 현지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제혁, 창선, 리토는 국방의 의무를 다한 뒤 인생 제2막을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제혁은 프로듀싱 팀을 꾸려 작곡 활동으로 못다 한 음악의 한을 풀 거라고. 
"리슨 형은 소송 중에 백화점에서 홍삼도 팔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대요. 군대도 다녀왔으니 공부를 더 하고 싶다 하고요. 로이는 중국에서 연기 활동을, 저랑 창선 리토는 군대 문제부터 해결하자고 얘기했죠. 저 같은 경우는 소송 때문에 입영 날짜를 한 번 미뤘는데 다시 영장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곡 작업에 집중하려고요. 오늘도 아침까지 밤새 음악 작업을 했는데 전설로 못했던 한을 음악으로 풀고 있어요. 군대에 다녀와서는 연기에도 도전할 생각입니다."
전설은 지난 2014년 '미련이 남아서'로 데뷔해 총 6장의 앨범을 냈다. 'SHADOW', '손톱', '반했다' 등으로 소녀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소송 때문에 활동을 중단했을 때에도 팬들은 "기다리겠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팬들에게 가장 미안하고 고마운 제혁이다. 
"'손톱' 때부터 PD님들이 노래 좋다고 많이 인정해 주셨고 '반했다' 반응도 좋았어요. 그래서 다음 곡이랑 다다음곡 열심히 해서 확 올라가자 힘을 냈는데 소송 때문에 이렇게 힘이 빠지게 됐네요. 원래 나와야 할 노래가 3~4곡이나 있는데 못 들려드린다는 게 가장 마음이 아프고 아쉬워요. 팬들이랑 같이 웃으면서 얘기하고 멤버들이랑 함께 무대에 서고 싶은데 어려울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죄송하네요. 소송 때문에 자체적으로 팬미팅을 하고 싶어도 못했는데 기회가 되면 그런 자리를 만들어서 팬들을 보고 싶어요. 단순히 가수와 팬이 아니라 정말 각별하게 지낸 팬들이 많은데 아쉽고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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