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5일만의 삼성 스윕' KIA, 달라진 세 가지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28 10: 01

'47승 78패 1무 승률 3할7푼6리.'
지난 2009년 8월 2일, KIA는 삼성을 상대로 3연전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KIA는 27일, 삼성과 3연전을 싹쓸이했다. 두 번의 스윕 사이에 필요했던 시간은 2825일이었다.
2009년 8월 2일부터 지난해까지 KIA는 삼성을 상대로 126경기를 치렀는데 승률 3할7푼6리로 쩔쩔 맸다. 같은 기간 KIA의 승률은 4할7푼5리. 삼성과 전적을 빼면 5할을 넘었다. 결국 삼성 탓에 순위표 하위권에 전락했던 셈이다.

자세한 성적을 뜯어보면 더욱 심각했다. 삼성과 126경기를 치르는 동안 KIA는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반면 팀 타율은 2할5푼4리. 많이 실점하고 적게 때리니 이길 리 만무했다.
하지만 이번 3연전은 정반대였다. 많이 때리고 적게 실점하니 패할 리 만무했다. KIA의 어떤 점이 달라졌기 때문에 2825일만의 3연전 싹쓸이가 가능했을까.
▲ 계산이 서는 선발
올 시즌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4.21이다. LG(2.81)와 NC(3.96), 한화(4.03)에 이은 리그 4위. 그러나 선발과 불펜을 분류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KIA는 선발투수진이 141.1이닝(리그 최다)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80(리그 최저)을 기록 중이다.
4선발까지는 톱니바퀴처럼 매끄럽다. 외인 원투펀치 헥터 노에시와 팻딘을 축으로 양현종과 임기영이 기대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경기당 6이닝 이상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KIA는 이번 3연전, '원투펀치' 헥터와 팻딘, 4선발 임기영을 냈다. 윤성환과 최지광, 최충연으로 맞선 삼성에 비해 무게감에서 앞섰다. 실제로 KIA는 27일 경기서 팻딘이 5.1이닝 7실점으로 뭇매를 맞았지만 앞선 두 경기서는 임기영(6이닝 3실점)과 헥터(7이닝 무실점)가 상대 타선의 예봉을 꺾었다. 팻딘도 뭇매를 맞는 와중에도 5이닝 이상을 던지며 불펜의 짐을 최소화했다.
▲ '초전박살' 타선의 강력함
올 시즌 KIA는 팀 타율 2할8푼8리로 리그 2위다. 팀 홈런은 15개로 리그 7위지만 팀 타점은 122점으로 가장 많다.
삼성전으로 범위를 좁히면 위용은 더욱 강해진다. KIA는 올 시즌 삼성과 여섯 번 만나 5승 1패를 거뒀다. 6경기서 KIA의 팀 타율은 3할2푼9리. 올 시즌 때려낸 15홈런 중 절반이 넘는 8개를 삼성전에 집중시켰다.
'사자 사냥'에 앞장선 건 나지완이었다. 나지완은 삼성과 여섯 경기에 모두 출장, 타율 5할7푼1리(14타수 8안타), 출루율 7할8리, 장타율 1.357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2.065. 올해 삼성만 만나면 배리 본즈가 따로 없었다. 최형우 역시 친정을 상대로 홈런 두 방 포함 타율 3할8푼9리, OPS 1.389로 자비 없는 모습이다.
▲ '성공적 리빌딩' 영건들의 활약
투타 기록보다 반가운 건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다. KIA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그러면서도 포지션이 애매했다. 확실히 리빌딩에 전념한 것도, 성적에 올인한 것도 아니었다. 젊은 선수들도 어정쩡한 성장세를 띄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시즌을 앞두고 김기태 감독 부임하며 달라졌다. KIA에도 서서히 영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5일 경기 선발투수로 나섰던 임기영(24)은 물론 불펜을 지탱하고 있는 박지훈(28), 김윤동(24)까지. 심동섭(26), 한승혁(24)처럼 아직 본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기록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지만 1군에서 이닝 소화를 해주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반갑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포수 김민식 역시 쏠쏠하게 쓰고 있다. KIA 리빌딩의 대표주자였던 노수광을 내주고 받아왔지만 아까움이 느껴지지 않는 거래다.
달라진 세 가지가 KIA를 2825일만의 삼성전 싹쓸이로 이끌었다. 2009년은 KIA가 통산 열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시즌. 설레발은 금물이지만 그때만큼이나 '강팀 포스'를 뽐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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