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안영명, 등판 다음날 불펜투구 실시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30 06: 20

"빨리 감을 찾아야 하는데…". 
지난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넥센과 홈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불펜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불펜에선 박정진과 안영명, 두 명의 투수가 몸을 풀고 있었다. 모두 바로 전날(28일) 넥센전에서 등판한 투수들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불펜에 들어가자 투구가 시작됐다. 
박정진은 가볍게 몇 개의 공을 던진 뒤 불펜을 나갔지만 안영명은 30분가량 쉴 새 없이 불펜투구를 이어갔다. 김성근 감독이 1대1 지도가 이어졌다. 김 감독은 두 팔을 벌려 한 다리로 균형을 잡는 동작을 선보이며 안영명에게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올 것을 계속 주문했다. 

김 감독은 "안영명이 28일 경기를 마치고 나한테 직접 왔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더라. 그래서 내일(29일) 일찍 나와 불펜에서 보자고 했다"며 "안영명이 빨리 원래 감을 찾아야 한다. 불펜투구로 폼을 체크했다. 릴리스 포인트를 앞에 가져다 놓는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어깨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갔던 안영명은 지난달 초 스프링캠프 마지막 연습경기부터 실전경기에 투입됐다. 시범경기에서 2경기 5이닝 2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하며 개막 엔트리에도 올랐지만 시즌에 들어가선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7경기(2선발)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92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선발로 3이닝 67구 4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하루를 쉬고 등판한 28일 넥센전에는 구원으로 1이닝 16구 2피안타(1피홈런) 1실점을 기록했다. 
전날 경기에 등판한 투수가 다음날 불펜투구를 하는 이례적이다. 선발투수들은 대개 등판 다음날 러닝 중심으로 가벼운 캐치볼 훈련이 주를 이룬다. 다음 경기 이틀 전 불펜투구로 감각을 유지하곤 한다. 매경기 불펜 대기해야 하는 1군 구원투수들이 시즌 중 불펜투구를 길게 하는 건 흔치 않다. 
하지만 안영명은 적잖은 시간 동안 불펜투구를 던지며 감을 찾으려 애썼다. 김 감독도 이날 투수 대기명단에 안영명을 빼며 하루 휴식을 줬다. 눈앞의 경기에 쓰진 못하지만 시즌을 길게 볼 때 안영명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정상 컨디션의 안영명이라면 선발과 구원 어느 자리든 큰 힘이 될 수 있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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