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찬 세례' 이정후의 첫 4월, "모든 게 어려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01 06: 00

"여태까지 본 고졸신인 타자 중에서 최고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주말 넥센과 홈 3연전 기간 신인 외야수 이정후(19)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KBO리그 최고령 사령탑의 눈에 이정후는 역대 고졸신인 타자를 모두 통틀어서도 최고로 보였다. 심지어 김 감독은 "아버지(이종범) 신인 때보다 더 낫다. 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하고 온 선수 중에 이정후처럼 간결하게 스윙하는 아이가 없다. 진짜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시범경기 기간 본 이정후와 지금 이정후 사이엔 큰 변화가 있다고 봤다. "시범경기 때는 이 코스는 못 치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이렇게 바뀌었나 싶을 정도로 좋아졌다. 스윙 나오는 속도가 무지 빠르다. 타고난 것이 보통 선수들과 다르다. 격이 다른 넘버원 신인이다. 앞으로 넥센에서 잘 키워야 할 선수"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시범경기 맹타로 개막 엔트리에 진입한 이정후는 정규시즌 개막 후 넥센의 26경기를 빠짐 없이 출장했다. 선발 21경기, 교체 5경기로 거의 주전이었다. 98타수 30안타 타율 3할6리 2홈런 9타점 24득점 1도루 5볼넷 11삼진 OPS .748을 기록 중이다. 정확한 타격과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1군에 안착했다. 
사실 한화와 시리즈에 들어오기 전까지 이정후는 프로에서 첫 고비를 만났다. 상대팀에서도 약점을 공략하기 시작했고, 이정후의 타율도 3할대에서 2할대로 떨어졌다. 빠른 공을 잘 치자 변화구 승부가 늘어났고, 몸쪽 위협구도 종종 들어왔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에게 잘 치는 코스로 들어오는 공 비율이 굉장히 줄었다. 체력적으로 조금은 지칠 시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격이 다른 신인답게 이정후는 지난 주말 2경기에서 각각 3안타-2안타로 연이틀 멀티히트를 몰아쳤다. 개막 한 달을 3할대 타율로 마치는 데 성공했다. 규정타석 타자 57명 중 23위.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24득점, 이 부문은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정후가 경험한 프로에서 개막 한 달은 말 못할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이정후는 "개막 한 달간 힘들었다. 체력적인 것도 힘들고, 모든 것이 어려웠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쉬운 게 없었다. 약점이 조금씩 분석되면서 견제가 들어왔고, 그 쪽으로만 공이 들어왔다. 그런 공을 치지 말아야 하는데 어떻게든 쳐내려다 보니 타격 밸런스가 무너져 안 좋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빠르게 대응법을 찾았다. 그는 "코치님들이 '네 코스로 오는 공만 치고, 나머지는 따라나가지 말라'고 주문하셨다. 내 코스로 오는 공만 치다 보니 감이 다시 올라왔다. 코칭스태프에서 체력 관리를 많이 해주신다. (5월에는) 체력을 보강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하지만 너무 과찬이시다. 아직은 아니다"고 각오를 보였다. 
장정석 감독은 "신인이라 지속적으로 많은 경기에 출장한 경험이 없다. 쉴 때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훈련도 조절해줄 것이다"며 "아직은 어린 나이라 체력 관리를 잘 모르고 뛰어다닌다. 1년이 지나면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프로에 적응하는 과정이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도 숙제"라고 이야기했다. 
프로에서 첫 4월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정후, 5월에도 바람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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