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후무’ 테일러, 한 경기 뛰고 우승반지 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02 06: 03

단 한 경기만 뛰고 우승하면 어떤 기분인가요? KGC가 6차전을 잡는다면 마이클 테일러(31·KGC)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서울 삼성을 상대로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을 치른다. 3승 2패로 앞서 있는 KGC가 이긴다면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KGC는 1차전 발목을 다친 키퍼 사익스를 마이클 테일러로 대체했다. 테일러는 구비서류를 완비해 6차전 출전이 확실시 된다. 과연 NBA출신으로 기대를 모으는 테일러는 얼마나 실력자일까. 제대로 손발을 맞춰보지도 않은 선수가 KGC 우승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테일러는 한 때 거물이었다. 186cm의 포인트가드인 테일러는 2008년 NBA 드래프트 2라운드 55순위로 포틀랜드에 지명됐던 선수다. 곧바로 LA 클리퍼스로 트레이드 된 그는 51경기서 평균 5.7점을 넣었다. 테일러의 예전 사진을 찾아봤더니 앨런 아이버슨, 데릭 로즈, 크리스 폴 등 내로라하는 가드들과 상대해본 경험이 있다. 한숨이 나오는 삼성 가드진이 NBA출신 선수의 개인기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삼성은 비시즌 상하이 샥스와 붙어 NBA출신 지머 프레뎃에게 41점을 내준 적이 있다.
테일러는 왜 한국에 오는 것일까. NBA에서 한 시즌 뛴 그는 여러 해외리그를 전전하고 있다. 돈 되는 리그라면 세계각지를 마다않고 뛰고 있다. 최근 카타르리그서 우승을 맛본 그는 FA신분이다. 한국에서 며칠 뛰면서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KGC관계자에 따르면 테일러는 경기당 700달러의 일당을 받는다. 여기에 승리수당이 1500달러다. 우승을 하면 또 보너스도 나온다. 한국에서 최다 두 경기밖에 안 뛰지만, 테일러는 나름 짭짤한 부수익을 올릴 수 있다.
가장 큰 것은 한국무대 관계자들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대체선수로 오면서 테일러는 다음 시즌 트라이아웃에 참가하지 않아도 한국에 올 수 있다. 테일러 입장에서 트라이아웃서 좋지 못했던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테일러는 NBA출신답게 드리블이 좋고, 3점슛이 특기다. 한 번 터지면 30점도 쉽게 넘길 정도로 득점력이 좋다. NBA에서 2점이었던 슛도 한국에 오면 3점이다. 컨디션만 좋다면 적어도 득점에서는 기여할 수 있다.
단점도 극명하다. 득점이 좋지만 볼소유욕도 많다. NBA출신이라는 자존심까지 겹쳐 슈팅을 난사할 우려도 있다. KGC 입장에서 팀플레이를 전혀 맞추지 않은 상황에서 테일러의 장점을 뽑아먹으려면 1대1 아이솔레이션(isolation)이 가장 효과적이다. 나머지 선수들이 공간을 비워주고 테일러가 1대1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지역방어를 펼칠 경우 테일러가 당황할 수 있다.
김승기 감독은 “테일러의 슛연습을 잠깐 봤다. 슛 거리가 길고 슛이 좋더라. 삼성이 지역방어를 서더라도 슛 거리가 길어서 소용이 없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KGC는 테일러가 경기를 망친다 싶으면 그냥 빼면 된다. 5차전서 사이먼 한 명으로 이겼던 KGC다. 어디까지나 보험용인 테일러가 ‘턴오버 잔치’를 벌이는 것을 2,3쿼터 내내 두고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KGC는 우승할 경우 사익스와 테일러에게 모두 우승반지를 챙겨줄 예정이다. 과연 테일러는 공짜로 한국여행을 하면서 용돈도 두둑이 챙기고, 좋은 인상까지 남기고 갈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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