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라틀리프? 세 번째 외인 MVP 나올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02 06: 03

챔피언결정전 MVP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외국선수도 기회가 있을까. 
안양 KGC인삼공사는 2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서울 삼성을 상대로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을 치른다. 3승 2패로 앞서 있는 KGC가 이긴다면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다.
우승직전이니 MVP 후보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KGC가 우승할 경우 오세근이 가장 유력하다. 오세근은 평균 17.2점, 10.2리바운드로 아주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다. 삼성의 외국선수 마이클 크레익은 오세근의 수비에 막혀 꼼짝 못하고 있다.

공수에서 나무랄 데가 없다. 키퍼 사익스의 공백을 사실상 오세근이 메웠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오세근은 코피가 나고 손이 찢어진 가운데 부상투혼까지 감행하며 묵묵히 뛰고 있다. 투표권을 쥔 기자단이 오세근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가장 높다.
팬들은 왜 데이비드 사이먼이 MVP가 될 수 없냐고 묻고 있다. 사이먼은 평균 24.2점으로 팀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이먼이 상대방 에이스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상대하고 있다는 점도 가산점 요인. 다만 KGC가 우승할 경우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사이먼이 외국선수라는 점도 불리하다.
프로농구 20년 역사에서 정규리그 MVP는 외국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챔프전 MVP는 2명 있었다. 2002년 마르커스 힉스와 2003년 데이비드 잭슨이다. 힉스는 챔프전 평균 31.3점, 11리바운드, 4.1블록슛으로 오리온스에 창단 첫 우승을 안겼다. 잭슨은 2003년 챔프 6차전서 4쿼터에만 13점을 퍼부으며 TG가 21점차 열세를 뒤집는데 결정적 공을 세웠다. 이렇듯 외국선수가 MVP가 되려면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독보적인 활약을 펼쳐야 한다. 사이먼의 활약이 이 정도 레벨은 아니다.
KGC가 우승해도 이정현이 MVP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정현은 평균 15.6점으로 KGC의 득점원 역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이관희와의 충돌, 플라핑 논란 등으로 점수가 깎일 여지가 크다.
당사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오세근이 받는다면 정규시즌과 올스타전에 이어 MVP 3관왕에 오른다. 오세근은 5년 전 최초 신인으로 챔프전 MVP를 이미 받은 적이 있다. 오세근은 “MVP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팀 우승이 더 중요하다. 주신다면 좋겠지만 사이먼도 받을 자격이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사이먼도 “팬들이 날 MVP후보로 불러줘 고맙지만, 난 첫 우승에 더 관심이 있다. 힘드니까 6차전에 빨리 끝내고 싶다”면서 웃었다.
만약 삼성이 우승한다면 라틀리프가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라틀리프는 챔프전서 28점, 13.6리바운드, 야투율 59.2%를 기록하고 있다. 샤킬 오닐급 성적이다. 삼성 선수단 전체가 6강부터 라틀리프의 등에 타고 챔프전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틀리프가 아닌 삼성 국내선수 누구도 도저히 MVP로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기자단 역시 이것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라틀리프는 과거 MVP 수상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2015년 올스타전에서 라틀리프는 29점, 23리바운드로 올스타전 첫 20-20을 달성했다. 그런데 16점, 6어시스트의 김선형이 2년 연속 MVP가 됐다. 경기 후 라틀리프는 “외국선수에 대한 차별”이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않았다.
삼성이 챔프전 우승을 했는데 라틀리프가 MVP가 되지 못한다면, 희대의 코미디가 될 수 있다. 현재 라틀리프의 활약상은 어쩌면 마르커스 힉스를 뛰어 넘는다. 힉스에게 적어도 김승현, 전희철, 김병철, 라이언 페리맨 등 훌륭한 조력자가 여럿 있었다. 삼성에는 라틀리프를 받쳐줄 선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라틀리프의 한국 특별귀화 작업이 추진 중이다. 그는 한국기사도 번역해 읽으며 자신이 정규시즌 MVP 후보로 거론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과연 그가 챔프전 MVP로 아쉬움을 풀 수 있을지 궁금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2003년 MVP 데이비드 잭슨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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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osen.mt.co.kr/article/G111060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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