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급” 테일러, 한 경기 만에 KBL 지배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02 20: 53

“나는 NBA급 스피드와 스킬을 갖고 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마이클 테일러(31)가 KGC의 우승청부사가 됐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88-86으로 제압했다. KGC는 4승 2패로 창단 첫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다. KGC는 지난 2012년 우승 후 5년 만에 우승컵 탈환에 성공했다.
KGC는 발목을 다친 키퍼 사익스를 대신해 6차전 테일러를 부상대체선수로 첫 투입했다. 테일러는 주전들의 체력부담을 덜어주는 역할만 해줘도 충분하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NBA급 기량을 선보인 테일러는 점,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조커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주 카타르리그서 우승을 맛 본 테일러는 일주일 동안 두 번의 우승을 해내며 ‘우승청부사’로 등극했다.

경기 전 슈팅연습을 하고 있는 테일러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테일러는 “사실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은 없다. 카타르리그에서 우승을 하자마자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다. 일본에 비자를 받으러 다녀오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웃었다.
테일러는 NBA출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한국농구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지난 여름 트라이아웃에 참가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NBA급 스피드와 스킬을 보유한 선수다. 슈팅에는 자신이 있다. 득점은 충분히 자신이 있다. 김승기 감독도 부담 갖지 말고 한 번 마음껏 공격을 해보라고 하셨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1일에 일본에서 재입국한 테일러는 일주일동안 한국에 머문다. 많아야 두 경기를 치르고 간다. 그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KGC에서 반지를 끼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그는 “난 이미 카타르에서 우승을 경험해봤다. 큰 경기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어느 리그나 어쨌든 농구는 똑같은 것 아니겠나. KGC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이상민 감독은 천기범을 붙여 테일러를 최대한 괴롭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감독은 “오세근이 영리하고 슛이 있어 지역방어는 구사하기 힘들다. 천기범을 붙여 테일러를 막으라고 했다. 첫 슛을 무조건 주지 말고 파울을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테일러는 2쿼터 첫 등장했다. 오히려 천기범이 공을 잡았을 때 테일러가 첫 파울을 했다. 천기범은 3점슛을 꽂았다. 테일러는 본격적으로 공을 잡고 공격에 나섰다. 테일러는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 크레익과 충돌하며 골밑슛을 시도했다. 슛이 불발됐지만 사이먼이 잡아 마무리했다.
이번에는 이관희가 테일러를 막았다. 테일러는 화려한 드리들로 치고 들어가 첫 득점을 올렸다. 동료들과 맞출 시간의 매우 짧았지만, 나름 포인트가드로서 패턴도 지시했다.
테일러는 한국무대서 쏜 3점슛을 깨끗하게 꽂았다. 장내가 엄청나게 술렁였다. 테일러의 기량에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두 번째 3점슛은 불발됐다. 기회만 나면 바로 던졌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스타일이었다.
김태술이 수비수로 나섰다. 테일러는 보란 듯이 뚫고 들어가 골밑의 두 명마저 제치고 레이업슛을 넣었다. 심지어 패스도 좋았다. 테일러는 골밑의 사이먼에게 정확한 패스를 찔러줬다. 사이먼이 덩크슛으로 응답했다. 삼성은 테일러의 기량에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테일러는 2,3쿼터만 뛰며 16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사익스의 대체선수 역할을 100%로 수행했다.
KGC가 우승을 달성하며 테일러는 단 한 경기만 뛰고 우승하는 전무후무한 진기록의 소유자가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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