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로 한 번 더’ 삼성의 다음 시즌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03 06: 00

11년 만의 우승에 실패한 삼성. 하지만 다음 시즌에도 리카르도 라틀리프(28)가 있다.
서울 삼성은 2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게 86-88로 무릎을 꿇었다. 2006년 이후 11년 만에 챔프전 우승에 도전했던 삼성은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삼성은 라틀리프 한 명에 의존해 챔프전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규리그 3위 삼성은 6강전과 4강전을 5차전까지 거치며 바닥부터 올라왔다. 전자랜드와 6강전에서 1승 2패로 뒤졌던 시리즈를 내리 2연승으로 극복했다. 4강전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먼저 2승을 거두고도 5차전 접전 끝에 91-84로 겨우 이겼다. 라틀리프는 플레이오프 10경기서 평균 28점, 15.8리바운드로 대활약했다.

챔프전도 마찬가지였다. 1차전서 라틀리프는 무려 43점을 홀로 넣었으나 팀 패배를 맛봤다. 2차전서 삼성은 후반에만 22점을 내세운 라틀리프의 활약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라틀리프는 4차전까지 매 경기 22점, 13리바운드 이상을 해내며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5차전 부진했던 것이 그나마 18점, 10리바운드였다. 라틀리프는 28경기 연속 더블더블로 KBL 플레이오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6차전을 앞둔 이상민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라틀리프에게만 공을 줘야한다고 잘못 알고 있더라. 라틀리프를 살리되 최대한 편안하게 경기를 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6차전도 라틀리프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다. 그는 전반에만 28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대체선수 마이클 테일러가 2쿼터 11점으로 깜짝 활약을 했다. 라틀리프가 아니었다면 삼성이 분위기를 완전히 내줄 판이었다.
삼성의 3쿼터는 고무적이었다. 라틀리프 득점이 없었지만 임동섭이 3점슛 3개로 터졌다. 문태영과 주희정도 오랜만에 득점을 지원했다. 삼성은 67-67로 맞서며 운명의 4쿼터를 맞았다. 4쿼터 문태영이 자유투 2구 중 1구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임동섭의 골밑슛이 공격시간제한에 걸린 것도 아쉬운 대목. 결국 삼성은 한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삼성은 6차전 명승부를 연출하며 아름다운 패자가 됐다. 라틀리프는 34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28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KBL 규정상 외국선수는 한 팀에 3시즌 간 머물고 떠나야 한다. 라틀리프 역시 모비스에서 3연패를 달성한 뒤 삼성에 입단했다.
다음 시즌은 삼성에서 라틀리프의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 라틀리프는 현재 한국국적 취득을 놓고 논의 중이다. 통과되더라도 다음 시즌 종료 후 라틀리프를 데려갈 확률을 10개 구단이 10%씩 나눠 갖는 방안이 유력하다. 라틀리프가 계속 삼성에서 뛴다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이제 삼성은 김준일과 임동섭이 상무에 입대한다. 주전 슈터와 포워드가 동시에 입대해 전력공백이 크다. 삼성이 준우승에 머물려 우승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놓친 감이 없지 않다. 임동섭은 “우승을 못해 동료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2년 뒤 내가 돌아오면 꼭 다시 챔프전에 올라 우승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 때 라틀리프는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모른다.
팀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라틀리프는 다음 시즌 삼성에서 뛴다. 삼성은 문태영, 주희정, 이관희, 이시준 등 무려 8명이 FA로 풀린다. 주희정은 현역생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문태영은 올 시즌 받았던 보수 7억 1천만 원보다 많이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태영의 삭감분과 임동섭과 김준일이 빠진 연봉을 합친다면, 삼성은 대형 FA 한 명을 영입해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이상민 감독은 차기 시즌에 대해 “FA선수 영입도 고려할 것”이라 밝혔다. 라틀리프의 보조를 맞춰줄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온다면 삼성은 다시 한 번 대권을 노려볼만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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