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오세근-이정현' KGC 2연패의 가장 큰 숙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03 06: 01

과연 ‘인삼신기 삼총사’는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2연패를 노리는 KGC의 고민이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88-86으로 이겼다. KGC는 창단 첫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다. 지난 2012년 동부를 4승 2패로 꺾은 뒤 5년 만의 우승이다.
5년 전 KGC 우승주역은 양희종, 김태술, 이정현, 오세근, 박찬희였다. 실력과 외모를 두루 갖춘 선수들의 대거 등장에 팬들은 ‘인삼신기’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들이 향후 수년간 프로농구를 지배할 것이란 전망에 아무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우승은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 법. KGC는 오세근과 김태술이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며 2013년 우승에 실패했다. 2014년 박찬희가 상무에서 돌아왔지만 역시 우승은 어려웠다. KGC는 정규시즌 9위에 그쳤다. 이상범 전 감독은 성적부진으로 시즌 중 경질이 됐다.
2014년 단짝 양희종과 김태술이 나란히 FA가 됐다. 구심점을 잃은 선수들은 흔들렸다. 결국 양희종은 KGC에 남았고, 김태술은 KCC로 이적했다. 2016년에는 박찬희가 전자랜드로 옮겼다. ‘인삼신기’는 한 번의 우승 후 깨지고 말았다.
양희종은 3점슛 8개 성공으로 챔프전 타이기록을 세웠다. KGC 프렌차이즈 스타인 그는 누구보다 우승이 감격스러웠다. 그는 “2011-12시즌 우승하고 그 좋은 멤버로 한 번 더 우승 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 아쉬웠다. 그 선수들은 다른 팀에 가서 잘하고 있다. 그래도 너무 아쉽다. 두 선수(이정현과 오세근)가 남아서 두 번째 반지를 껴서 큰 의미가 있다”고 고백했다. 경기 후 양희종은 적으로 만난 김태술을 위로하기도 했다.
다음 시즌 KGC 우승의 관건은 연봉 맞추기다. MVP 오세근과 에이스 이정현이 동시에 FA로 풀린다. 올 시즌 오세근은 보수 3억 3천만 원, 이정현은 3억 6천만 원을 받았다. 두 선수의 기여도를 감안할 때 최소 연봉이 7억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KBL 다음 시즌 샐러리캡은 23억 원으로 동결됐다. 우승에 기여한 다른 선수들도 연봉을 올려줘야 한다. KGC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칠 경우 오세근 또는 이정현 중 한 명이 이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주장 양희종은 동생들이 모두 남아줬으면 한다. 그는 “내 욕심은 당연히 (두 선수가) 남아야 하는데 타 팀에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연봉을) 조금 양보해도 괜찮지 않나. 집 나가면 고생”이라며 동생들을 붙잡았다. 이어 그는 “사익스와 사이먼도 재계약 한다면 1번부터 5번까지 밀리는 포지션이 없다. 어느 팀과 해도 진다는 생각은 안한다. 2연패를 하려면 두 선수가 꼭 남았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질문은 이정현과 오세근에게 했는데, 양희종이 대신 다 대답했다.
이정현은 “나가서 잘 된 선수가 없더라. 이 멤버가 워낙 좋다. 신인 때부터 여기 있어 열정이 많다. 오세근, 양희종 형이랑 같이 농구하는 게 재밌다. 워낙 BQ가 좋다. 확실히 좋은 동료들과 운동하니 나도 기량이 좋아졌다. 같이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세근이와 따로 이야기를 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겠다”며 가급적 남고 싶다는 입장.
오세근은 “쌍둥이 아빠다. 잘 부탁드린다. 쌍둥이 키우기 힘들다”며 농담을 던지면서도 은근슬쩍 FA시장에서 자신을 시험하고픈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대형 FA선수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영입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구단이 있다. KGC 선수들이 워낙 출중하기에 구단이 그들이 원하는 연봉을 다 맞춰주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선택은 선수 본인들의 몫이다. 과연 양희종이 원하는 KGC의 2연패는 이뤄질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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