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퇴장’ 켈리 우브레, NBA의 이관희 등극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06 06: 12

KBL 챔프전을 후끈 달궜던 신경전이 NBA에서도 발생했다.
워싱턴 위저즈는 5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버라이존 센터에서 벌어진 2016-17 NBA 플레이오프 2라운드 3차전에서 보스턴 셀틱스를 116-89로 크게 이겼다.
이날 경기는 유독 거칠었다. 보스턴이 2연승을 달린 가운데 워싱턴은 홈에서 열린 3차전을 무조건 잡아야 했다. 워싱턴은 이미 2쿼터 초반 20점을 앞섰다. 2쿼터 시작 후 50초 만에 워싱턴 센터 이안 마힌미가 요나스 예렙코의 슛을 블록슛했다. 예렙코가 일부러 발을 걸었다고 생각한 마힌미는 넘어져서 그를 밀었다. 두 선수 사이에 신경전이 발생해 더블테크니컬 파울이 지적됐다.

워싱턴이 45-24로 크게 앞선 2쿼터 종료 9분 12초를 남기고 사건이 터졌다. 보스턴의 공격에서 스크린을 서던 켈리 올리닉이 팔꿈치를 써서 켈리 우브레 주니어를 쳐서 넘어뜨렸다. 데드볼 상황에서 화가 난 우브레가 달려들어 팔로 올리닉을 밀어 넘어뜨렸다. 심판과 동료들이 말렸지만 두 선수는 욕설을 주고받으며 분이 풀리지 않았다. KBL 챔프 2차전서 나온 이정현-이관희 사태와 거의 유사한 장면이었다.
주목할 것은 NBA의 발 빠른 대처다. KBL은 이정현에게 일반파울을 줬다가 하프타임에 U파울(Unsportsmanlike foul)로 정정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하지만 NBA는 리플레이 센터를 통해 심판들이 해당 장면을 정확하게 숙지한 뒤 올리닉에게 오펜스파울, 우브레에게 플래그넌트 파울2(의도적으로 범한 과격한 플레이에 주는 파울, 즉각 퇴장과 상대팀 자유투 2구가 주어진다)를 각각 부과했다. 판정은 깔끔했고, 더 이상 뒷말은 없었다. 물론 FIBA룰을 따르는 KBL과 NBA는 파울에 대한 명칭이 다르다. 하지만 파울을 주는 기본적인 원칙은 같다.
NBA 리플레이 센터에서 근무하는 심판경력 25년의 베테랑 스티브 재비는 “고의적으로 상대를 가격한 우브레는 자동으로 퇴장이다. 올리닉 역시 스크린 과정에서 팔을 쓰고, 몸을 움직이는 불법을 저질렀다”고 해설했다. KBL과 달리 NBA는 경력이 일천한 심판은 큰 무대에 설 수 없다.
켈리 우브레에게 ‘플래그넌트 파울2’ 즉각 퇴장이 주어졌다. 올리닉에게 오펜스 파울이 부여됐다. 올리닉이 자유투 2구를 던지고 보스턴이 계속 공격권을 유지했다. 우브레는 홈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퇴장했다. 올리닉은 공을 잡을 때마다 워싱턴 팬들의 야유를 들었다. 홈팬들이 싫어하는 선수에게 야유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응원문화이자 팬들의 권리다. 이를 억지로 제지하려는 사람도 미국에는 없었다.
재밌는 것은 올리닉이 원래 더티 플레이로 유명한 선수라는 점이다. 그는 교묘하게 상대선수의 팔을 붙잡거나, 쓸데없는 플라핑(일부러 넘어지는 기술)으로 파울을 잘 얻어내는 선수다. 2015년 플레이오프서 올리닉은 케빈 러브의 팔에 암바를 걸어 허리를 제치며 그의 왼쪽 어깨를 탈골시켰다. 쓸데없는 동작이었다. 결국 케빈 러브는 시즌아웃이 됐다. 러브를 잃은 클리블랜드는 파이널에서 르브론 제임스의 초인적인 활약에도 불구 골든스테이트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워싱턴 포스트’는 6일 ‘우브레는 플레이오프에서 우리가 원하는 영웅’(Kelly Oubre Jr. is the playoff hero we need)이라는 기사를 통해 우브레를 감싸는 주장을 펼쳤다. 우브레의 폭력이 코트 안에서 분명 잘못된 행동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이런 투지가 팀에 꼭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마스터 테스팻션 기자는 “우브레의 폭력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폭력이 상황을 해결하는 더 나은 방법도 아니다. 다만 이 플레이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줬다. 우브레를 마냥 비난해서는 안 된다. 올드팬들은 90년대 농구가 얼마나 거칠고 경쟁적이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우브레는 전사였다.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표현했다.
워싱턴이 너무 얌전한 플레이를 펼쳐 올리닉 같은 선수에게 당한다는 것. 우브레 같이 호전적인 선수가 있어야 플레이오프 같은 큰 무대서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우브레(21)는 전통의 농구명문 캔자스대학출신이다. 올리닉(26)은 올해 NCAA 토너먼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곤자가대학 출신이다. 미국에는 선후배를 따지는 서열문화가 없다.
우브레는 “난 그냥 전사다. 팀의 리더는 따로 있다”며 강한 투지를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켈리 우브레 주니어(위), 케빈 러브에게 부상을 입히는 켈리 올리닉(아래)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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