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도 않니?’ 라틀리프, 필리핀 리그 진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11 09: 55

리카르도 라틀리프(28·삼성)가 2년 연속 필리핀 리그에 진출했다.
라틀리프는 지난 2일 끝난 KBL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29점, 13.8리바운드로 삼성의 준우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라틀리프는 짧은 휴식을 취하고 지난 6일 출국했다. 그런데 그의 행선지는 고향 미국이 아닌 필리핀이었다.
라틀리프는 필리핀리그 퓨어푸즈 스타 핫샷스에 2년 연속 입단했다. 커미셔너컵 3위를 달리고 있는 퓨어푸즈(6승 2패)는 우승을 위해 기존 선수 토니 미첼을 정리하고 라틀리프를 데려온 것. 미첼은 고별전에서 21점, 10리바운드를 올렸다. 못하는 선수는 아니다. 다만 라틀리프는 이미 지난 시즌 이 팀에서 평균 27.5점, 18.1리바운드, 2.4어시스트, 1.3블록슛으로 검증된 선수다.

라틀리프는 10일 토크앤텍스트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라틀리프는 37점, 22리바운드, 3블록슛, 2어시스트의 대활약을 펼쳤다. 퓨어푸즈는 107-97로 이겼다. 라틀리프는 2쿼터에만 19점을 몰아넣으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장에 라틀리프가 등장하자 필리핀 관중들이 엄청난 성원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경기 후 핫샷스 감독 치토 빅톨레로는 “우리는 미첼을 사랑했지만 우승하려고 라틀리프를 데려왔다. 라틀리프가 1쿼터 우리 수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는 수비에 기반을 둔 팀”이라며 라틀리프의 활약에 만족했다.
재밌는 것은 라틀리프의 상대가 필리핀 귀화설이 나오는 NBA출신 단테 그린이었다는 점. 그린은 29점을 올렸지만 라틀리프의 활약에 가렸다. 만약 라틀리프가 한국국적을 취득해 대표팀서 뛴다면 두 선수는 아시아 국제무대서 맞대결을 할 수도 있다. 
삼성은 라틀리프의 필리핀행에 부정적이었다. KBL에서 긴 시즌을 치른 그가 휴식 없이 필리핀리그서 뛰는 것은 삼성의 다음 시즌을 위해 득 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라틀리프는 최소 다음 시즌까지 삼성에서 뛴다. 이상민 감독은 “라틀리프가 돈을 모으러 필리핀에 가겠다는 입장이었다. KBL 챔프전 때부터 필리핀에서 오퍼가 왔다”고 전했다.
라틀리프가 필리핀행을 서두른 이유는 특별귀화절차가 지지부진한 측면도 있다. 삼성이 라틀리프의 필리핀행을 말리려면 한국귀화로 당장 필리핀에서 버는 돈보다 더 큰 성공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의 귀화를 두고 라틀리프 측 에이전트, KBL, 대한민국농구협회 사이에 금전적인 부분에서 협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BL도 라틀리프 귀화의 대원칙에는 합의했으나 세부사항은 조율할 것이 많다. KBL에서 1. 몇 살까지 그를 외국선수로 볼 것인지, 2. 라틀리프의 연봉을 국내선수 샐러리캡에서 제외할 것인지, 3. 10개 구단이 어떻게 그를 동등하게 소유할 기회를 가질 것인지 등의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
라틀리프는 “일단 필리핀에서 뛰고 있을 테니 진척사항이 있으면 한국으로 부르라”는 입장이다. 한국대표팀은 당장 오는 11월부터 2019 중국 농구월드컵 진출을 위한 홈&어웨이 A매치 예선을 시작한다. 라틀리프 귀화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하는 이유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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