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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의 인디살롱] 램즈 “올해 음악 접으려했는데 다시 용기를 내봐요”

[OSEN=김관명 기자] 싱어송라이터 램즈(Lambs)는 올해 음악을 그만두려 했다. “음악으로는 돈을 못버는 현실 때문에” 다른 곳에 취직하려 했다. 그러나 뮤즈는 그를 그렇게 놓아두지 않았다. 지난해 12월29일 “사람들한테 그냥 선물이나 하자”며 네이버 뮤지션리그에 올린 자작곡이 계기가 됐다. 결국 이 노래는 네이버 뮤지션리그가 주관하는 ‘앨범발매 프로젝트 시즌1’의 최종 6곡으로 선정돼 제작비 전액을 지원받고 바로 오늘(15일) 디지털싱글로 발매됐다. 너무나 따뜻한 느낌의 힐링송 ‘집으로’다.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집에 있는 날이 점점 많아져 친구가 불러 나오라 해도 자꾸만 어딘가 숨고 싶어져 / 그럴 땐 걸어가 엄마가 있는곳 날 반겨주는 따뜻한 온기 집으로 / 온통 거짓말투성이들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서로 나누지 못하고 혼자 아등바등 버티며 사는 날들 / 그럴 땐 찾아가 내가 어릴 적 살던 그 동네 골목길 걸어보곤 해 / 이젠 엄마가 없고 친구들 다 컸어도 우리 함께였던 그 곳엔 아직 내가 서 있을게 / 언제든 놀러와 여기 서있을게 걱정 다 버리고 너와 내가 웃을 수 있었던 그 곳으로 집으로 집으로’

사실 램즈는 지난 2013년 3월 본명 양영호라는 이름으로 데뷔싱글 ‘Set Off!’를 낸 어엿한 ‘4년차 가수’다. 지난 2015년 6월 ‘램즈’라는 예명으로 처음 낸 싱글 ‘집밥’은 나름 큰 주목을 받았다. 집밥이 주는 푸근한 함의를 담은 덕에 이 곡이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과 ‘아빠를 부탁해’의 배경음악으로 쓰였기 때문. 이 곡은 요즘에도 먹방예능 ‘맛있는 녀석들’에서 들을 수 있다. 우연찮게 ‘집’ 연작을 내게 된 램즈를 음원발매 하루 전인 14일 홍대 근처에서 만났다.



= 음원이 나온 소감이 어떤가.

“신기하고 기쁘다. 올해 나온 첫 음원이다.”

= ‘앨범발매 프로젝트’에는 어떻게 지원하게 됐나.

“지난해 11월 루비레코드와 전속계약이 끝났다. 음원수입도 안생기고, 공연을 해도 사람은 안오고, 그래서 올해는 돈 버는 일에 집중키로 마음먹었었다. 그런데 마침 ‘집으로’라는 자작곡을 친구들이 좋아해주길래, ‘사람들한테 그냥 선물이나 하자’ 싶어 12월29일 네이버 뮤지션리그에 무료로 올렸다. 그러다 ‘앨범발매 프로젝트’ 배너를 보게 돼서 얼떨결에 지원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는 아예 까먹고 살았다. 최종 선정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내가 오히려 ‘어떤 곡으로 됐냐?’고 물어봤을 정도다.”

= ‘집으로’ 탄생과정이 궁금하다. 친구들의 반응도.

cf. 사실, 기자는 ‘앨범발매 프로젝트 시즌1’ 심사위원이었는데 ‘집으로’ 첫느낌이 무척 좋았다. 심사평에 이렇게 썼었다.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집에 있는 날이 점점 많아져' 첫 소절부터 그냥 무장해제다. 가사, 음색, SNR(신호대잡음비)이 훌륭하다. 건반과 드럼, 기타의 편곡과 호흡도 절묘하다. 맞다, 가창력 경연, 이게 무슨 대수고 별거랴. 말하고 싶은 걸 그대로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의 정석. 나일론 기타와의 매칭도 좋다.” 물론 심사 당시 들었던 버전과 정식 발매된 버전과는 많이 다르다.

“지난해 연말에 친구들과 송년회를 했다. 한 친구는 일이 너무 많아 집에 못들어가는 게 힘들다고 했고, 다른 친구는 취직이 안돼 그 고민으로 힘들다고 했다. 그날 곡을 썼다. 이 친구들한테 그냥 ‘힘 내!’라고 말하기보다는 음악으로 뭔가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메신저로 음원을 보냈더니 너무들 좋아했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싶더라. 다 힘들었던 게다. 그럴 때 우리 엄마 한번 찾아가자, 이런 내용이다.”

= 완성곡을 들어보니 많이 달라졌다. 마치 스산한 겨울, 온돌방에 얇은 이불을 덮고 앉아 있는 느낌이다.

“맞다. 사람 냄새가 난다. 전에 처음 만들었던 ‘집으로’는 아이패드를 통해 가상악기로 만들었다. 연주도 직접 제가 했다. 녹음도 별로 신경을 안쓰고. 하지만 지금 ‘집으로’는 녹음 세션과 비싼 마이크와 좋은 믹싱과 마스터링을 거쳤다. 밴드 구성의 포크 발라드가 됐다. 피아노와 보컬은 내가 직접 했고, 기타는 이병우, 드럼은 강용한, 베이스는 권오상, 이렇게 4명이 했다. 이제 비로소 사람 냄새가 난다. 훨씬 따뜻하고 차분한 사운드가 나온다. 결코 사치 부리지 않는 사운드를 내려 했다.”

=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은 물론 앨범재킷과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많은 사람들이 도와줬다. 지금까지 제작방식과는 많이 달랐을 것 같다.

“소속사가 있기는 했지만 그때도 믹싱까지 혼자서 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여러 분들과 콜라보를 많이 했다. 마치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느낌이었다. 사실, 대학에서 클래식, 대학원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한 뒤, 국립국악원 국악작곡 아카데미를 1년반 다녔다. 지금까지 서양음악, 대중음악, 국악을 두루 한 셈인데, 이처럼 새로운 어법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음악도 언어라고 생각한다. ‘앨범발매 프로젝트’에 지원한 것을 계기로 여러 사람들과 음악적, 예술적 생각을 공유하게 돼 기쁘다.”


= 재킷이 예쁘다. 석양지는 동네 골목길, 수채화 느낌이 좋다. 그라폴리오 현현 작가와의 작업은 어땠나.

“나도 그분의 수채화 느낌이 좋아 선택했는데(앨범발매 프로젝트는 뮤지션이 앨범재킷을 디자인할 아티스트를 직접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 처음에는 (아트워크가) 너무 슬프게 나왔다. 그래서 ‘집으로’는 슬픈 게 아니라 위로이자 힐링이라고, 힘든 이들에게 ‘힘을 내자’고 하는 노래라고 다시 설명을 드렸다. 그리고 일주일만에 다시 보내주신 게 바로 이 재킷이다. 내가 어렸을 때 살던 동네 그 모습이 꼭 이랬다.”

= 뮤직비디오는 포천에서 찍었다고 들었다.

“어릴 적 내가 잠시 살았던 할머니 댁이다. 그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하지만 그 집은 지금은 폐가가 됐다. 포천 만세교 지나면 바로 있다.”

= 그런데 ‘집으로’ 가사에 보면, ‘이제는 엄마가 없고’라는 대목이 나온다. 어머니가 생존해계시지 않나.

“연말 송년회를 했던 그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 ‘집밥’도 그렇고, ‘집으로’도 그렇고, 음색이 참 좋은 것 같다. 발성도 안정돼 있는 것 같고. 질문이 좀 뒤죽박죽된 것 같지만, 아직 램즈를 잘 모르실 독자들을 위해 본인소개를 부탁드린다.

“85년생이다. 다섯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그러다 중학교 때부터 음악에 꽂혀 2004년 서울시립대 작곡과에 입학했다. 군대를 갔다온 후 실용음악을 하고 싶어 상명대에서 뉴미디어음악학으로 석사학위를 땄다. 대학원을 졸업한 2013년, 대출을 받아 자비로 첫 싱글(Set Off!)을 냈다. 3곡 만드는데 400만원 정도 들었다. 이 싱글에서 임헌일씨가 기타를 쳐줬다. 그리고 양영호 이름으로 2015년 1월에 싱글(겨울이 다시 오면)을 한번 더 낸 후, 2016년 6월에 램즈 이름으로 첫 싱글 ‘집밥’을 냈다.”

= 아이엠낫의 임헌일? 정말 대단한 뮤지션과 함께 한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램즈라는 예명은 어떻게 지었나.

“내 성이 양씨라서 그렇게 지었다(웃음). 그렇다고 양띠는 아니고 별자리가 마침 양자리다. 혼자보다는 콜라보를 하고싶다는 뜻에서 복수형의 ’s’를 붙였다.”

= ‘집밥’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내가 혼자 나와 살다보니 혼자 밥 먹을 일이 많다. 오랜만에 집에 전화를 했더니 어머니가 ‘집밥 먹으러 와야지’ 하시더라. 그래서 집에 갔더니 (장가를 간) 동생도 없고, 강아지도 죽어서 없고, 예전 그 정겨웠던 ‘신(scene)’이 안나오더라. 그 순간을 노래에 담아본 것이다. 다행히 당시 먹방이 대세여서 주목을 좀 받은 것 같다.”

= 램즈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내게 집이란 것은 일종의 키워드다. 엄마이고, 가족이고, 제 본질이고 컨셉트다. 따뜻함, 하면 집이다. 어렸을 때부터 안정감 있는 공간이 바로 집이었다.”

= 올해도 음악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 올해 계획을 들려달라.

“다시는 음악을 안하려 했지만 결국 기분 좋게 출발하게 됐다. 많은 분들이 바로바로 들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뮤지션리그에 무료로 음원을 배포할 생각이다. 또한 발매가 능사는 아니지만, 유료음원 발매도 준비 중이다.”

= 위로와 힐링의 노래, 많이 들려달라. 수고하셨다.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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