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이정현, 첫 '10억 원 선수' 나올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16 13: 14

FA 최대어 이정현(30)이 시장에 나왔다. 프로농구 사상 첫 보수 10억 원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6일 MVP 3관왕 오세근과 보수 7억 5천만 원(연봉 6억원, 인센티브 1억5천만 원), 계약기간 5년에 계약을 맺었다. 반면 이정현과는 1차 협상 계약이 결렬됐다. 이정현은 총 보수 8억 원(연봉 7천 2천만 원 + 인센티브 8천만 원)을 요구했으나 구단제시액 7억 5천만 원(연봉 6억 7500만 원 + 인센티브 7500만 원)과 이견을 보였다.
▲ 불발된 KGC의 플랜 7.5+7.5억으로 둘 다 잡기

다음 시즌 샐러리캡은 올 시즌과 같은 23억 원으로 동결됐다. 우승프리미엄으로 몸값이 치솟은 오세근과 이정현의 시장가치는 최소 7억 원 이상으로 전망됐다. 두 선수가 백번 양보해 7.5억 원에 모두 재계약해도 15억 원이다. 남은 8억 원을 가지고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재계약을 맺어야 했다. 고액연봉자 주장 양희종과 강병현도 있다. KGC 우승멤버들이 고스란히 남으면서 우승한 대가까지 후하게 쳐주는 것은 불가능한 계산이었다.
KGC 관계자는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최고액을 오세근과 이정현에게 제시한 것이다. 이정현이 7.5억 원에 만족했다면 사인을 했을 것이다. 그럴 경우 다른 선수를 트레이드해서 금액을 맞추는 것을 계획했다. 실질적으로 이정현은 8억 원 이상을 원했다”고 밝혔다.
▲ 사인&트레이드는 어려운 이유
이정현은 지난 시즌 보수 3억 6천만 원을 받아 보수 17위에 등록됐다. KBL 규정상 보수 30위 안에 드는 FA 이정현을 영입한다면 보호선수 4명에 해당되지 않는 보상선수 1명 + 전 시즌 연봉의 50%(1억 8천만 원) 또는 전 시즌 연봉의 200%(7억 2천만 원)를 원 소속구단 KGC에 지급해야 한다. 최근 프로농구는 FA선수영입에 대한 출혈이 지나치다는 판단에 일단 이적할 선수와 재계약을 맺고 향후 트레이드를 하는 ‘사인&트레이드’가 대세로 떠올랐다. 왜 KGC는 이왕 보낼 이정현을 사인&트레이드하지 않은 것일까.
일단 카드가 맞지 않았다. 이정현을 원하는 구단에서 반대급부로 KGC에 보낼 선수들이 마땅치 않았다. 이정현을 대체하기에는 턱 없이 떨어지는 선수들이라 영입효과가 미비하다. 연봉을 정리해야 하는 KGC입장에서 또 다른 고액연봉자가 오는 것도 꼭 반가운 일은 아니다. KGC 입장에서 차라리 연봉이 적은 보상선수를 데려오든가 전액 현금으로 받는 것이 나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제도적으로 이정현이 2차 협상에서 결렬되면, 다시 원 소속구단 KGC와 3차 협상을 갖는다. 여기서 사인하고 다시 그를 트레이드하는 방법도 가능은 하다. 이 때 이정현이 KGC와 재계약하는 금액은 다음 시즌 샐러리캡에 포함되지 않는다. 샐러리캡은 6월 최종 계약이 완료될 때까지만 맞추면 된다. KGC 관계자는 “트레이드는 가능성이 낮다. 이정현이 시장에 나갔으니 사실상 우리 손을 떠난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연봉과 스타일의) 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 말했지만 본인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 시장에 나온 이정현의 가치, 10억 원도 가능?
KBL FA 규정에서 영입희망 선수에게 가장 많은 돈을 제시한 구단의 제시액을 기준으로 거기에 90% 이상을 베팅한 구단 중에서 이정현이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구단이 이정현에게 10억 원을 베팅하고, 나머지 구단이 9억 원 미만을 베팅한다면 이정현은 무조건 A구단에 가야 한다. 선수의 선택권은 없다. 다만 B,C 구단도 9억 원 이상을 써서 냈다면 이정현이 A~C 세 구단 중에서 어느 팀에 갈 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이정현의 가치는 8억 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시장에서 슈퍼스타 FA는 이정현 한 명인데, 영입희망 구단은 많다. 몸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어설프게 베팅했을 때 이정현의 선택을 받지 못한 구단은 타격이 크다. 비시즌 전력보강 계획이 전부 수포로 돌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타 구단의 선택지를 아예 없애도록 이정현에게 초강력 베팅을 할 구단이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정현이 사전에 교감을 나눈 구단이 있더라도, 이를 무력화할 수 있다. 
2015년 비시즌에 문태영은 역대 최고액인 8억 3천만 원에 삼성에 입단했다. 시장가보다 높은 금액이었다. 문태영을 원하는 팀이 더 있었지만, 삼성이 제시한 금액의 90%에 미치지 못했다. 단독입찰을 노린 삼성의 의도가 적중한 셈이다.
이정현의 기량은 프로농구 슈팅가드 중 최고다. 갈수록 저득점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정현처럼 마음만 먹으면 매 경기 15점 이상 찍어줄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여러 팀의 영입경쟁이 더욱 그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B 구단 관계자는 “8~9억도 안심할 수 없는 액수다. 10억 원을 베팅하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프로농구 규정상 한 선수에게 베팅할 수 있는 금액에는 제한이 없다. 이정현에게 1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안겨도, 나머지 선수들의 계약상황을 잘 정리하면 제도상 큰 문제가 없다. 김주성은 지난 2007-08시즌 우승 후 연봉 7억 1천만 원에 계약했다. 이는 당시 샐러리캡 18억 원의 38.4%에 해당됐다.
만약 이정현이 보수 10억 원에 계약한다면 샐러리캡 23억 원의 43.5%를 혼자 차지하게 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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