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잭, 실패한 KBO 외인에서 ML 제로맨 '대변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17 05: 55

2015년 두산 대체 외인 출신 스와잭  
올 시즌 15G 19⅔이닝 무실점 행진
에릭 테임즈만 있는 게 아니다. 투수 쪽에선 앤서니 스와잭(32)이 있다. 전직 실패한 KBO리거에서 메이저리그의 제로맨으로 대변신했다. 

지난 2015년 6월부터 두산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던 스와잭은 지금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 메이저리거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 원정경기에 3-4 역전을 당한 5회 2사에서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1⅓이닝을 던지며 안타 1개를 허용했을 뿐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로 시즌 15경기째 등판한 스와잭은 19⅔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0.00. 15이닝 이상 던진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268명 중 평균자책점 제로는 스와잭과 웨이드 데이비스(시카고 컵스) 2명 뿐이다. 데이비스는 16경기 15⅓이닝으로 스와잭보다 4⅓이닝 적게 던졌다. 곧 있으면 스와잭은 메이저리그 유일한 20이닝 무실점 투수가 될 수도 있다. 
스와잭은 필승조 투수는 아니다. 2승 2홀드가 있지만 뒤진 상황에서 7경기 등판, 리드 상황(8경기) 등판 횟수와 비슷하다. 4점차 이상 벌어진 상황에도 4경기에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⅔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22탈삼진으로 WHIP 0.31, 피안타율 6푼8리, 9이닝당 탈삼진 10.1개는 놀라운 수준이다. 
이미 현지 언론에선 스와잭이 화제가 됐다. 지난 6~7일 '시카고 선타임스', 'CSN시카고' 등 지역 언론에서 스와잭을 조명했다. 스와잭은 "여전히 매일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 항상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는 것처럼 일관성 있게 팀에 기여하려 한다"며 "슬라이더가 지난 몇 년 사이 좋아졌다. 실투가 되지 않는 한 슬라이더를 연달아 던지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릭 렌테리아 화이트삭스 감독은 "스와잭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다.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고, 구속도 되찾았다. 여러 구종의 커맨드가 좋아 타자들이 예측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커트 해슬러 불펜코치도 "스와잭은 좋은 구위와 슬라이더를 가졌다. 스트라이크존 깊게, 원할 때는 빠질 수 있게 던진다. 우린 그에 대해 더 많이 알 필요가 있다"고 칭찬했다. 
지난 2004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61순위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지명된 스와잭은 2009년 메이저리그 데뷔했다. 선발로 먼저 기회를 얻었지만 2011년부터 중간으로 옮겼다. 2015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했으나 10경기 만에 트리플A로 내려갔고, 그해 6월 KBO리그 두산 베어스로 향했다. 두산에선 20경기(17선발) 5승7패 평균자책점 5.26으로 기대를 밑돌았다. 태업을 하는 바람에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제외됐다. 
그 이후 지난해 뉴욕 양키스에서 26경기를 등판했으나 1승2패 평균자책점 5.52로 별다른 성적을 못 냈다. 8시즌 통산 성적은 232경기(32선발) 19승26패 평균자책점 4.34로 평범했던 스와잭이 올 시즌 몰라보게 달라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올 시즌 스와잭의 포심 패스트볼은 평균 95.1마일로 지난해까지 평균 구속 93.1마일보다 2마일가량 빨라졌다. 슬라이더 역시 83.5마일에서 87.1마일로 몰라보게 속도가 붙었다. 포심-슬라이더 투피치로 구종을 단순화했다. 슬라이더 헛스윙률이 49.35%로 위력적이다. 여기에 9이닝당 볼넷 0.92개로 제구까지 눈에 띄게 안정돼 위력이 배가 됐다. 
지난 1월 화이트삭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스와잭은 점점 중요한 위치로 올라서고 있다. 그는 "95~96마일 강속구를 갖고 있었지만 활용하는 법을 몰랐다. 그렇다고 나 자신을 의심하진 않았다"며 "지금의 옳은 방향으로 꾸준하게 나아갈 것이다. 30~40경기 후 내가 있는 곳을 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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