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부상 공백' 류현진, 64G 만에 일군 ML 30승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19 14: 26

류현진(30·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승리 시계는 28승에서 영영 멈출 것만 같았다. 사실 2013년 빅리그 진출 후 첫 2년은 굉장히 빠른 페이스였다. 그야말로 연착륙이라는 이름이 어울렸다.
하지만 이후 두 시즌은 부상으로 고전하며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모두가 비관적인 시선을 보내던 상황. 류현진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며 메이저리그 통산 30승 고지에 올라섰다.
류현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마이애미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6회 타구에 무릎을 강타당하며 주자 두 명을 남겨둔 채 갑작스레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크리스 해처가 승계주자를 지웠다. 이후 불펜진이 남은 이닝을 실점 없이 막으며 다저스는 마이애미를 7-2로 꺾었다.
이날 경기는 류현진에게 유달리 중요했다. 류현진은 직전 등판인 지난 12일 콜로라도전서 4이닝 8피안타 6볼넷 10실점(5자책)으로 시즌 5패째를 떠안았다. 다저스가 류현진 없이도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 올 시즌 여섯 경기서 30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5패, 평균자책점 4.99를 기록 중이던 류현진을 향한 의문부호는 자연스러웠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부터 위기에 직면하면 스스로를 믿고 극복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그 모습은 다르지 않았다. 어쩌면 얼마 남지 않은 선발 기회일 수도 있던 상황에서 안정된 투구로 분위기를 바꿨다.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류현진은 1회를 9구 만에 삼자범퇴로 지워냈다. 올 시즌 첫 1회 삼자범퇴였다. 이후 2회와 3회 솔로 홈런 한 방씩 허용했지만 실점은 거기까지였다.
타선의 적당한 도움과 불펜진의 안정까지. 흠 잡을 데 없는 깔끔한 투구였다. 그렇게 류현진은 지난 1일 필라델피아전에 이어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이날 승리는 류현진에게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다. 2013년 데뷔한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63경기서 29승을 거두고 있었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통산 30승 고지에 올라섰다.
2013년 4월 3일 샌프란시스코전에 데뷔했던 류현진은 다음 등판인 4월 8일 피츠버그전서 6⅓이닝 2실점으로 빅리그 첫 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첫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4승8패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4위에 올랐을 만큼 인상적인 기록이었다.
류현진은 두 번째 시즌에도 14승7패를 거두며 다저스 선발진의 한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후 류현진은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부상이 이유였다.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고전하던 류현진은 2015년 왼쪽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받았다.
예후가 원체 좋지 않은 수술인 탓에 류현진을 향한 부정적 시선이 뒤따랐다. 지난해 복귀했으나 1경기 던지고 팔꿈치까지 말썽을 일으키며 또 한 번의 수술. 류현진의 왼팔에는 2년 사이에 두 차례 메스가 닿았다.
류현진의 승리 시계는 28승에서 그대로 멈출 것만 같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늘 그렇듯 위기를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첫 세 경기를 내리 패한 뒤 네 번째 등판인 1일 필라델피아전서 5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지난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973일 만에 맛본 승리였다.
다음 등판인 12일 콜로라도전서 4이닝 10실점(5자책)을 기록하는 최악투로 또 다시 의문부호가 따랐다. 하지만 이날 공격적인 투구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첫 두 시즌까지만 해도 30승은 물론 더 많은 승수가 가능해보였다. KBO리그에서 데뷔 두 번째 시즌 만에 30승 고지에 올라섰던 것처럼. 하지만 부상은 그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었다. 이제 류현진이 그 부상을 보기 좋게 비웃을 차례다. '괴물 시즌2'는 이제 시작이다. /i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