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레터] "상받으러 온 것 아냐"…봉준호 장르, '옥자'의 여유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5.19 19: 10

봉준호 감독과 '옥자'의 배우들이 전 세계 취재진 앞에서 영화 '옥자'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봉준호 감독과 '옥자'에 출연한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스티븐 연, 안서현, 변희봉, 릴리 콜린스 등 배우들은 19일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린 영화 '옥자'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화제작 '옥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칸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옥자'는 이날 기자 시사로 전 세계 최초로 베일을 벗었다. 이날 첫 공개된 '옥자'는 서로를 사랑하는 소녀 미자와 슈퍼돼지 옥자에 대한 이야기를 봉준호 특유의 독창적인 연출력으로 완성시킨 작품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화제작 '옥자'에는 해프닝도 뒤따랐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진행된 '옥자'의 기자 시사에서는 상영 약 10분 만에 영화 상영이 중단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이는 스크린 앞에 위치한 막이 완전히 올라가지 않으면서 화면이 잘려 보이는 마스킹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 마스킹 현상으로 인한 야유로, 관객 반응 때문에 '옥자'의 상영이 중단됐다는 추측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옥자'는 기술 문제 해결 후 약 10분 만에 재상영에 들어가며 해프닝을 마무리했다. 
기자 시사에서 있었던 갑작스러운 해프닝에 봉준호 감독은 "영화제 많이 다녀보셨으니까 다들 아실 거다. 영화제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라며 "오프닝 시퀀스를 두 번이나 봤으니까 영화 관람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너무 좋다"라고 재치있게 말해 취재진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는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옥자'는 칸의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옥자'로 인한 칸영화제의 규정 변경에 이어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극장 상영작이 아닌 작품이 상을 받는 것은 모순이라고 발언했기 때문. 
이러한 논란에 틸다 스윈튼은 "우리는 상을 받으러 칸에 온 것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어 "그저 이 멋진 작품을 보여드리러 온 것이다. 칸에서 '옥자'를 선보이게 돼서 매우 흥분될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은 답변의 달인답게 여유로운 반응으로 대처했다. 봉 감독은 "오늘 밤에 공식 상영으로 '옥자'를 선보이게 돼 기쁠 뿐이다"라며 "그 분이 뭐라고 말씀하셔도 좋다. 어릴 때부터 워낙 그 분의 팬이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이 영화를 언급해 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할 뿐"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와 협업한 것에 대해서는 100% 만족도의 점수를 매겼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와 일한 경험은 정말 좋았다"며 "이렇게 100% 감독에게 창작의 자유를 주면서 일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촬영과 캐스팅 편집 과정에서 전권을 줘서 정말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10대 소녀로 '옥자'라는 영화의 타이틀롤을 맡은 안서현 역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안서현은 "옥자를 찍기 전까지 저는 육식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고기도 많이 먹고 돼지고기도 사랑했는데 미자가 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며 "옥자가 그렇게 되고 끌려가는 걸 옆에서 보면서 고기를 많이 가까이 하게 되지는 않게 됐다. 미자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귀엽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제이크 질렌할은 자연과 동물, 자본주의의 관계를 블랙 코미디로 그려낸 '옥자'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자연의 문제를 독창적인 시선으로 그려냈다.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 '옥자'만큼 좋은 때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mari@osen.co.kr
[사진] gettyimages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