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JW, 기타리스트 이정우가 27년만에 펼치는 솔로 프로젝트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7.05.21 13: 15

[OSEN=김관명기자] 스무살 때부터 이문세 이승철 김건모 등 당대 최고 가수들의 세션맨으로 할동하며 밴드 쿠바(Cuba)를 이끌었던 기타리스트 이정우가 데뷔 27년만에 솔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로 JW다. 지난 2월 첫 1집 ‘PRINCE’를 낸 데 이어 조만간 밴드 톡식의 기타리스트 김정우와 함께 유튜브 채널 ‘JW’도 개설할 예정이다. ‘제자’(이정우는 2014년부터 서울재즈아카데미 교수로 재직중)이기도 한 김정우는 1집 ‘PRINCE’를 프로듀싱했다. [3시의 인디살롱]에서 ‘JW’ 이정우를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잠시 ‘JW 이정우’의 이력을 소개하면 이렇다.
= 1971년생

= 1990년 데뷔 : 이후 이문세 이승철 김건모 등의 기타세션으로 활동
= 1998년 쿠바 1집 ‘People’ : 이정우 + 객원(드러머 강수호, 베이스 서영도, 보컬 정용한) cf. 이승철 세션을 하다 알게 된 강수호는 당시 밴드 평균율의 드러머
= 2005년 쿠바 2집 ‘Wrestler’ : 이정우(기타), 강수호(드럼), 서영도(베이스), 송용진(보컬)
= 2012년 5월 쿠바 3집 ‘Curopa’ : 이정우(기타), 장혁(드럼), 김재홍(베이스), 송용진(보컬) cf. 딕펑스의 리더 김재홍은 김정우의 서울재즈아카데미 동기. 록밴드 작은하늘 출신의 장혁은 신승훈 이선희 성시경 이승기 등의 세션으로 활동
= 2014년 6월 쿠바 2집 재녹음 ‘New Wrestler’ : 이정우(기타), 강대희(드럼), 김정욱(베이스), 송용진(보컬) cf. 김정욱은 서울전자음악단 출신이자 시나위 멤버(9.5집 ‘Mirroview’)
= 2015년 쿠바 싱글 : Trace, Super Action Hero, Mood Swing, Muse
= 2017년 2월 JW 1집 ‘PRINCE’
1. Conjuring
2. Prince(feat. 성낙원) : 성낙원은 킹스턴 루디스카의 색소폰 연주자
3. Salon de Esterico Part.1 : ‘제자’이자 현재 걸그룹 다이아의 편곡자로 활동중인 박지은이 건반 참여. 초기 쿠바 멤버였던 신석철(드럼)과 서영도(베이스)도 참여
4. Salon de Esterico Part.2 : 신석철(드럼), 서영도(베이스)
5. Fantasy(feat. 나하은 김슬옹) : ‘제자’ 나하은은 현재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중. ‘제자’ 김슬옹은 2011년 KBS ‘톱밴드’ 우승팀인 톡식의 드러머 겸 보컬
6. An Old Debt : 신석철(드럼), 서영도(베이스)
7. Tyin’ Up Shoelaces
8. 마중(feat. 정용한) : 정용한은 쿠바 1집의 보컬. 염성길(드럼)
9. Motor City Cobra(feat. 성낙원) : 염성길(드럼)
10. OH!! My Mother(feat. 김아현)
= 스무살 때 당대 최고 뮤지션들의 세션맨으로 데뷔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기타 잘 친다는 소리를 듣긴 했다. 일본에서 음악유학(도쿄커뮤니케이션아트전문학교)을 하고 있을 때, 형들 소개로 이문세 세션으로 일하게 됐다. 이때가 스무살 때인 1990년이다. 처음에는 잠깐만 세션으로 일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려 했었는데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계속 한국에 머물게 됐다.”
= 왜 갑자기 JW 솔로 앨범을 냈는지 궁금하다.
“1990년대에 세션을 하면서 내 음악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또래 친구들은 자기음악을 하는데 나는 테크니션일 뿐이었으니까. 98년에 쿠바 앨범을 내긴 했지만 이 역시 밴드 이름으로 낸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내 이름을 단 앨범이 하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쿠바에 조금 질린 점도 있었고. 주위에서는 (간단히) EP를 내라고 했지만, EP 3,4곡 내고 몇 년 활동하는 것, 참으로 의미없는 일 같았다. 아티스트로서 너무 게으른 것 아닌가.”
= 앨범 제목이 ‘PRINCE’다.
“(지난 2016년 사망한) 프린스에 대한 기억을 남겨보고 싶었다. 가수 프린스의 2집이 ‘PRINCE’(1979)이며, 이번 내 앨범의 2번 트랙 또한 ‘Prince’다. 쉬운 메인 멜로디라인에 중간에 판을 벌이는, 소울틱한 편곡이 있다. 이번 앨범의 오리지널리티는 소울이다. 프린스는 1984년 어메리칸뮤직어워드 시상식에서 처음 봤다. ‘Let’s Go Crazy’라는 곡을 연주하는데 라이오넬 리치 등이 잼을 하려고 무대에 다 올라오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프린스는 누구보다 기타를 잘 치는 아티스트다. 기타리스트보다도 더 잘 친다.”
= 앨범 프로듀싱을 톡식의 김정우가 했다.
“내 (서울재즈아카데미) 학생이지만 나보다 잘한다. 내가 못내는 젊은 색깔을 내달라고 부탁했다. 이번 앨범은 전체 디자인을 한 다음에 각 트랙에 맞는 곡을 선택하는 컨셉트로 만들었다.”
= 몇 곡만 같이 들어보자. 우선 2번 트랙 ‘Prince’부터. 펑키한 선율이 매우 익숙하다.
“처음 리프 나올 때부터 ‘이것은 프린스야’라는 느낌이 올 것이다. (색소폰을 연주한) 성낙원은 킹스턴 루디스카 멤버인데 참 잘한다. 성낙원 앨범에 내가 기타 세션을 해준 인연이 있다. 녹음을 할수록 참으로 스펙트럼이 있는 친구라고 느꼈다. 기본기가 굉장히 잘 돼 있다.”
= 3번 트랙 ‘Salon de Esterico Part.1’도 좋았다.
“이렇게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는 드러머(신석철)와 베이시스트(서영도)가 없다. 녹음도 몇번 안했다. 기타도 2번밖에 안쳤다. 산타나 이런 느낌이 나도록 했다. 사실 기타리스트 앨범에는 발라드한 연주곡이 하나 있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이 트랙이다. 건반은 10년전 내가 가르친 학생인 박지은씨가 해줬다. 10번곡에서도 연주했다. 김정우의 고등학교 1년 후배로, 현재 걸그룹 다이아의 편곡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기타는 어떤 모델을 쓰고 있나.
“깁슨의 레스폴과 에스지, 펜더의 스트라토캐스터와 노캐스터를 쓴다. 같은 메이커의 같은 모델이라도 같은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다. 보관을 어떻게 했는지, 얼마나 오래 됐는지에 따라 소리가 미세하게 다 다르다.”
= ‘Fantasy’에 피처링한 나하은, 김슬옹과는 어떤 인연인가. 사실 [3시의 인디살롱]에서 처음 만난 뮤지션이 김슬옹이었다.
“프로듀서(김정우)가 노래가 있는 곡이 필요하다고 했다. 싱어송라이터인 나하은은 내 제자인데, 이 친구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톡식의 보컬이자 드러머인) 김슬옹 역시 내 서울재즈아카데미 제자다.”
= 6번 트랙 ‘An Old Debt’에는 신석철과 서영도가 참여했다. 전체적으로 일렉기타가 들어간 재즈 트리오 연주로 들린다.
“맞다. 그런 음악을 하고 싶었다. 두 사람은 이번 앨범의 3번, 4번, 그리고 이번 6번 트랙에 참여했다. ‘An Old Debt’는 건반 없이 트리오(기타 드럼 베이스)로만 연주했는데, 사실 연주가 어려운 곡이다. 특히 드럼이 어려운데 신석철이 잘 해줬다. 신석철과 서영도가 없으면 못했을 그런 곡이다. 사실, 19살 때부터 25살 때까지 신석철 서영도와 함께 쥬스(Juice)라는 퓨전 밴드를 했었다. 신석철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이번에 녹음하면서 몇년 만에 처음 봤다. 서영도는 내가 한국에 머물게 만들었던 그 교통사고 당시 운전자였다(웃음). 어쨌든 쥬스 공식 앨범을 못낸 터라, 그 두 사람에게 그 빚을 갚는다는 의미에서 ‘An Old Debt’라고 제목을 지었다. ”
= 8번 트랙 ‘마중’, 9번 트랙 ‘Motor City Cobra’에서는 드럼이 도드라진다.
“염성길이다. 테크니션 드럼으로는 우리나라 넘버 원이다. DW라는 드럼회사가 협찬하는 국내 유일의 드러머다. 앞으로 JW 활동을 할 때 많이 도와줄 것 같다.”
= 끝으로 마지막 트랙 ‘OH!! My Mother’에서는 본인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 그냥 프린스 필이다.
“하하. 김정우가 보컬 디렉팅을 했는데 하라는 대로만 했다. 피처링한 김아현은 보컬을 전공하는 학생인데 직접 애드리브로 라인을 다 만들었다. 여자 코러스를 넣자는 것은 (톡식의) 김슬옹 아이디어였다.”
= 올해 계획은.
“불러주는 곳은 다 갈 것이다. 연주자인 만큼, 액티브하게 연주할 수 있는 공간에서는 다 할 것이다. 사실 쿠바 때는 재즈클럽 이런 곳을 잘 안갔다. 하지만 최근 재즈클럽을 가보니 호응을 잘해주시더라. 그리고 조만간 유튜브에, 아직은 가칭인데 ‘JW 기타스토리’ 채널을 김정우와 함께 개설할 예정이다. 시즌1에서는 나와 정우가 MC가 되어 기타의 사운드라든가 톤, 앰프, 이펙터 이런 특성들을 소개할 것 같다. 학생과 프로 기타리스트를 대상으로 진지하게 할 것이다. 기타리스트로서 사회에 공헌할 게 이런 것 말고 뭐가 있겠나.”
= 기타리스트로서 최고로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다른 건 모르겠고, 음악에 미쳐있고 음악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야 질리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다. 1,2년 안에 승부가 나는 세계가 아니다. 그리고 요즘 후배들한테는 ‘좀 더 많이 창작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내가 세션만 13년을 하고, 쿠바를 하면서 느낀 것은 ‘사람이 좋고 10년 이상 버티면 어쨌든 연주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 40 넘어서 새로 앨범을 내려면 본인만의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걸 구상하고 태어나게 하는 게 바로 ‘재능’이다. 50대가 되어서도 당당하게 기타를 들고 다니려면 자기 것이 있어야 한다. 기타를 사랑하라, 음악을 사랑하라. 이 말을 해주고 싶다.”
/ kimkwmy@naver.com
사진= 민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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