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NC가 바라던 토종 선발승, 이재학이 해냈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20 20: 04

NC가 그토록 바라던 국내선수의 선발승이 간만에 나왔다. 시즌 초 부진하던 이재학(27)이 만들어내서 더욱 의미 있던 선발승이었다.
NC는 20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전을 1-0으로 승리했다. 전날(19일) 마운드가 무너지며 1-11 완패를 당했던 NC는 하루 만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선발투수 이재학이 6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NC는 시즌 초반 새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의 효험을 톡톡히 봤다. 맨쉽은 개막 7경기서 전승을 거뒀다. 2014년 트래비스 밴와트(당시 SK)가 세웠던 데뷔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인상적 모습이었다.
그러나 맨쉽은 지난 10일 마산 넥센전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팔꿈치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진단 결과 팔꿈치 부분 손상. 최소 6주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 NC는 12일, 맨쉽을 1군에서 말소했다.
맨쉽의 말소 직후 흐름이 한풀 꺾였다. 13일 kt전부터 전날 경기까지 2승 4패. 2승 중 선발승은 에릭 해커가 한 차례 기록했을 뿐이었다. 이민호와 최금강, 이재학, 구창모가 차례로 나섰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해커 이외에 믿을맨이 없는 상황이었다. 토종 선발로 범위를 좁히면 지난 12일 kt전서 이민호가 승리를 거둔 이후 5경기 연속 무승이었다.
선발 난조는 최근 더욱 두드러졌다. NC는 최근 두 경기서 선발투수가 모두 1⅓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초반부터 흐름을 내주니 승리는 요원했고 NC는 2연패에 시달렸다.
때문에 '토종 에이스' 이재학의 반등은 필수였다. 이재학은 올 시즌 세 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2.10을 기록 중이다. 첫 두 경기서 4⅔이닝 평균자책점 17.36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약 한 달 여의 시간이 지난 후 돌아온 이재학은 지난 14일 kt전서 5이닝 8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건 분명하나 본인도 완벽했던 투구는 아니었다.
팀과 본인 모두 부활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재학은 부담감을 이겨냈다. 이날 이재학은 6이닝을 던졌는데 1회와 2회, 5회와 6회를 삼자범퇴로 지워냈다. 3회 2사 후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루에 몰렸지만 최정을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4회에도 1사 1·3루 위기와 맞닥뜨렸지만 박정권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김태군이 2루로 내달리던 김동엽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6이닝 투구수는 95개로 깔끔했다. 스트라이크(63개)와 볼(32개)의 비율도 적절했다. 특히 주무기 체인지업의 땅볼 유도 능력이 빛을 발했다.
비록 타선이 숱한 기회를 놓치며 1점만 지원했지만 이재학에 이어 올라온 '단디 4' 필승조가 이재학의 첫 승을 지켜냈다.
5월 20일. 등판 네 경기만의 시즌 첫 승은 이재학에게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다. 하지만 뒤늦은 시작이 안 좋은 결과를 담보하는 건 아니다. 팀이 어려울 때 등장해 제 역할을 다해낸 이재학.
그가 이날 마운드에서 보여준 건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이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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