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홈런시 2승9패' SK, 홈런 의존도 어쩌나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21 07: 03

'리그 최강' 홈런 군단으로 자리매김한 SK. 하지만 홈런 의존도가 높은 점은 고비마다 발목을 잡고 있다.
SK는 20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전을 0-1로 패했다. 선발투수 김태훈이 4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이 남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반격의 주춧돌을 놓았다. 특히 5회 무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지운 문광은의 역투가 돋보였다.
그러나 타선은 아쉬움이 남았다. SK는 이날 4안타 4볼넷을 얻어냈다. 특히 3회 2사 만루, 4회 1사 1·3루 찬스가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번번이 침묵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SK는 올 시즌 홈런 군단 면모를 뽐내고 있다. 42경기서 66홈런. 경기당 1.57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꼴이다. 2위 삼성(41홈런), 3위 두산(40홈런)도 경기당 1홈런 꼴로 대포를 쏘아올리지만 SK의 위용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SK의 팀 득점은 219점으로 리그 3위다. 1위 두산(224득점), 2위 넥센(220득점)에 밀리는 수준. 4위 KIA가 217점을 올린 걸 감안하면 차이는 크지 않다. 홈런 순위만큼의 압도적인 모습을 뽐내지는 못하는 것이다.
이유는 결국 낮은 출루율이다. SK는 올 시즌 팀 출루율 3할3푼5리를 기록 중이다. 이는 리그 7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1위 두산(.368)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리그 평균인 3할3푼9리에도 부족하다. 주자들이 나가는 빈도 자체가 적은 셈이다.
이는 비단 올 시즌만의 문제는 아니다. SK는 지난해 팀 출루율 3할5푼6리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팀 182홈런으로 1위 두산(183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생산력이 떨어졌다. 홈런만으로는 이기기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줬던 지난해 SK다.
올해도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시즌 SK는 홈런 공장답게 '무홈런 경기'가 리그에서 가장 적은 팀이다. 그러나 홈런을 때려내지 못한 11경기서 2승9패로 성적이 저조하다. 홈런 의존도가 높은만큼 홈런이 터지지 않을 때 승률이 떨어진다는 건 생각해볼 문제다.
'야구의 꽃' 홈런은 가장 손쉽게 득점할 만한 루트다. 하지만 홈런만이 점수를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올 시즌 팀 득점 2위인 넥센이 31홈런으로 이 부문 리그 7위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이같은 현상을 '홈런 야구의 맹점'이라고 칭할 수는 없다. 올 시즌 SK는 분명 홈런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42경기 중 홈런을 때려내지 못한 경기가 11경기 뿐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홈런 이외에도 득점을 짜낼 세밀함은 필수다. 타자들이 매 경기 승부처에서 홈런을 뻥뻥 때려내기란 쉽지 않다. /i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