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피어밴드의 1인 2역, 에이스에 조언자까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5.22 05: 50

극심한 타격 부진에도 kt wiz는 지난 2년과 같은 최하위는 아니다. 이유가 있다. 투수진 덕분이다. 라이언 피어밴드와 돈 로치가 원투 펀치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부터 선발로 나선 고영표까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게다가 불펜 투수진의 필승조도 집중력 높은 투구로 kt의 리드를 항상 지켜내고 있다.
걱정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불펜진과 다르게 선발진에 구심점 역할을 할 선수가 적다. 피어밴드가 누구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만 외국인 투수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국내 에이스로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kt 선발 투수진을 이끌 선수가 없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외국인 원투 펀치와 더불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는 고영표가 만 26세의 선발 1년 차인 만큼 지적은 당연히 나올 수 있다.
kt 김진욱 감독도 동의하는 바다. 그러나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김진욱 감독의 생각이다. 피어밴드가 베테랑 국내 에이스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감독과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말을 하면 지시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동료가 말을 하면 조언으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우리 투수 중에 국내 베테랑 투수가 없는 탓에 젊은 투수들끼리 끼리끼리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 피어밴드의 역할이 매우 크다. 피어밴드가 선수들에게 조언한다. 선발로 출전한 투수들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면 여러 이야기를 해준다"고 말했다.
고영표가 도움을 받는 대표적인 경우다. 고영표는 "피어밴드와 자주 이야기를 한다. 투구의 전반적인 평가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이닝을 마치고 어느 코스로 공을 던지려고 했는지, 그리고 더 좋은 방법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한다"며 "지난 등판에서는 내야 플라이 때는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라는 조언을 들었다. 경기 때만 아니라 평소에도 야구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피어밴드는 올 시즌 8경기에 출장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하고 있다. KBO 리그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지금 성적으로는 KBO 리그 톱5에 들어간다. kt를 떠나 KBO 리그 전체의 에이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피어밴드로부터 에이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kt로서는 젊은 투수들의 조언자 역할까지 하는 피어밴드에 만족하지 않을 수가 없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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