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레터] '악녀'가 던지는 물음…누가 진짜 악녀인가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5.23 09: 00

정병길 감독부터 김옥빈까지, '악녀'팀이 영화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전했다.
22일 프랑스 칸 인터컨티넨탈 칼튼 호텔에서는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 한국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김옥빈, 성준, 김서형과 연출을 맡은 정병길 감독이 참석했다. 
'악녀'는 살기 위해 죽여야만 했던 살인병기 숙희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 이번 영화에서 숙희로 원톱 주연을 맡은 김옥빈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화려한 액션으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다양한 무기 사용부터 맨몸으로 부딪혀야만 했던 고난이도의 액션까지, 김옥빈은 기대한 것 이상의 액션 히로인으로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 

김옥빈은 "영화에 나오는 합을 위해 연습한 양은 두말할 것도 없었고, 제가 합을 잘 한다고 해서 무조건 액션을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악녀'에서는 카메라 감독님과 제가 같이 움직이면서 찍은 장면이 많았다. 카메라 감독님과 합을 맞춰서 한몸처럼 액션 스피드를 조절하는 준비를 많이 배웠다"며 "액션영화라는 게 단순히 합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카메라에 담기는 호흡도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마음에 드는 신으로 '엔딩신'을 꼽은 김옥빈은 "많이 부딪히고 많이 고생했다. 앵글도 너무 멋있고 역동적이다"라며 "감독님께 감동을 받았다"고 엔딩신의 감동적인 연출을 예고했다. 
특히 김옥빈은 '박쥐'에 이어 '악녀'로 8년 만에 칸영화제를 찾았다. 여전히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얘기에 아이처럼 기뻐한 김옥빈은 "오늘 외신 인터뷰를 하루종일 계속 했는데, 많은 기자 분들이 굉장히 호의적이었다"라며 "오늘 인터뷰한 어떤 프랑스 외신 기자 분은 자기 기억하냐고, 뱀파이어가 킬러가 돼서 돌아왔다고 해주셨다. 고생했다고 너무 잘했다고 해주시더라"고 말했다.
'악녀'의 가장 큰 미덕은 시작부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1인칭 시점의 액션 시퀀스. 이에 대해 정병길 감독은 "1인칭 시정부터 어렸을 때 총쏘는 슈팅게임을 하고 싶었는데, 그 게임기를 못 사서 그거에 대한 갈증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슈팅은 칼로 가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을 쓰는 복도에서 컷이 끊어지지 않고 롱테이크로 간다면 관객이 자기가 주인공인 것처럼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라고 1인칭 액션 시퀀스를 택한 이유를 전했다. 
영화 제목은 '악녀'이지만, 킬러이자 살인병기인 숙희가 악녀인 것만은 아니다. '악녀'라는 제목 역시 반어적인 의미를 차용하고 있다. 누가 진정한 악녀인지 아무도 모르는 세계에서, 숙희는 살아남기 위한 전쟁을 펼치게된다. 
김옥빈은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부터 저는 '숙희가 제일 불쌍한데요?'라고 했다. 제일 인상깊게 머리에 남은 게 제 딸 역할을 하는 아이가 정말 나이가 어리다. 근데 그 아이가 '숙희 언니 불쌍해요'라고 얘기하더라. 부모님이 연기 지도를 하면서 스토리 얘기를 해주셨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어떻게 숙희가 악녀가 되었나를 보여주고, 2편을 찍으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병길 감독은 "숙희는 악녀가 아니고, 반어법적인 느낌으로 사용한 거다. '악녀'라는 이미지는 누군가한테는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숙희가 겉으로 보기에는 많은 사람들을 죽인 살인마지만, 사실은 슬픈 여자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 정 감독은 "'악녀'는 슬픈 여자의 일생을 보여주는 영화인 것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내놓았다. 
한편 '악녀'는 제70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됐다. 국내 개봉은 오는 6월 8일이다. /mari@osen.co.kr
[사진] 장진리 기자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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