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일본 메시' 구보, 하지만 설익었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5.24 21: 53

아직 형들과 붙기는 이른가? 일본의 천재 구보 다케후사(16)가 설익은 모습으로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일본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2017 D조 조별 리그 우루과이와 2차전서 0-1 패배를 당했다. 아시아 예선 1위 일본은 남미 예선 1위 우루과이 상대로 시종일관 밀리면서 주도권을 전혀 잡지 못했다. 
우루과이는 전반 시작하자마자 좋은 득점 기회를 잡으며 일본을 위협했다. 남미 팀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활용해서 일본을 흔들었다. 아구스틴 카노비오와 니콜라스 델라크루스의 슛이 골문을 빗나가긴 했지만 우루과이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안 그래도 불리한 상황에서 일본에 추가 악재가 터졌다. 전반 15분 공격수 오가와 고키가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결국 일본은 빠른 타이밍에 구보를 투입해야만 했다. 하지만 일본의 기대와는 달리 구보는 우루과이의 강력한 압박 앞에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구보는 공을 잡아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며 존재감이 사라졌다. ‘에이스’ 구보가 침묵하자 일본은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결국 일본은 전반 38분 우루과이의 니콜라스 스키아파카세에 선제골을 내주며 힘든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일본은 후반 초반 중원싸움에서 승리하며 이번 경기에서 처음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중원 싸움에서 승리하자 일본의 공격이 살아났다. 구보 역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구보는 돌파력과 번뜩이는 패스로 일본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구보가 좋은 패스를 뿌리니 일본의 공격에 세밀함이 더해졌다. 구보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반격에 대회 우승 후보인 우루과이가 당황할 정도였다. 
구보는 날카로운 패스로 우루과이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벗기며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지만 번번이 동료들이 마무리하지 못했다. 구보 역시 돌파 이후 결정적인 득점 찬스에서 마무리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은 이후로도 계속 우루과이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구보를 비롯한 일본 선수들의 세밀한 패스 연결은 우루과이의 투지를 넘어서지 못했다. 
후반 35분 이후로 일본이 계속된 공격에도 성과를 내지 못하자 우루과이가 살아났다. 우루과이는 일본의 공격을 차단한 이후 역습에 나섰다. 결국 우루과이는 후반 추가시간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구보는 후반 날카로운 패스와 돌파로 일본의 공격을 이끌며 자신이 왜 '천재'라 불리는지 증명했지만, 미숙한 마무리로 아직은 설익었다는 점도 여실히 보여줬다. 대회 최연소인 구보에게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일본은 오는 27일 천안 월드컵 경기장에서 이탈리아와 운명의 3차전을 가진다. 이날 결과에 따라 16강에서 '숙명'의 한일전이 열린 가능성도 커졌다.
/mcadoo@osen.co.kr
[사진] 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