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안면 골절' 김명신 "트라우마? 성격상 없을 것"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5.26 05: 50

얼굴에는 다소 부기가 남아있었다. 그러나 김명신(24·두산)은 여전히 밝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달 25일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맞붙은 고척 스카이돔. 1회말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두산 선발 투수였던 김명신은 김민성이 친 공에 얼굴을 맞았다. 김명신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검사 결과 광대뼈 세 곳이 골절을 당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신경과 시력에는 큰 이상이 생기지 않았다. 자칫 선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김명신은 지난 2일 수술대에 올랐고, 6일 퇴원 후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지난 23일 이천 베어스파크 재활조에 합류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명신은 그는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주로 중간 계투로 나섰던 그는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통증으로 선발진에서 이탈하면서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지난달 15일 NC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그는 타선 지원 속 첫 승을 거뒀다.
큰일을 치렀지만, 김명신은 덤덤했다. 25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김명신은 얼굴에 부기가 다소 있었지만, 식사를 하는 등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어보였다. 김명신 역시 "아직 얼얼한 감은 있지만, 특별한 통증이 있거나 일상 생활에는 큰 어려움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김명신은 "갑자기 하얀 물체가 와서 손을 내밀었는데 얼굴에 맞았다. 맞는 순간 '핑'하고 돌았다. 피가 많이 나오기도 했고,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실 것 같다는 생각에 아찔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서 "수술도 잘됐고, 경과도 좋아서 부모님께서도 많이 안심하셨다. 얼굴쪽은 뼈가 얇아서 금방 붙는다고 회복이 빠르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사고가 있고 난 후 김민성(넥센)은 두 차례 김명신을 방문해 미안함을 전했다. 김명신 역시 이런 김민성을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고의로 한 것도 아닌데, 두 번이나 와줬다. 특히 다친 직후에는 바쁠 텐데 경기 끝나고 늦은 시간에 직접 오셨다. 김민성 선배님 아버지께서도 오셔서 음료수 등을 주고 가셨다"고 고마워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트라우마'다. 한 차례 공을 맞은 만큼 타자가 공을 칠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명신 역시 "아무래도 처음에는 많이 걱정될 것도 같다. 이전에는 얼굴에 공이 날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이내 "그래도 성격 상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라서, 공을 못 던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1군 무대에서 차츰 적응해갈 무렵에 생긴 부상인 만큼 아쉬움이 클 법도 했지만, 그는 "아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다시 준비 잘해서 더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다음을 내다봤다. 아울러 "직구 구속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다"라며 "이번에 준비하는 동안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구속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비록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지만, 김명신에게 이번 부상은 그동안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1군 생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 김명신은 "그동안 아무생각없이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TV를 보는데 (함)덕주나 (박)치국이가 잘 던지고도 선발 승리를 잡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나는 참 운이 좋았던 선수였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1군에서 1승이라는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웃어 보였다.
23일 이천 베어스파크에 합류한 김명신은 그동안 보강 운동이나 사이클 등에 초점을 맞췄다. 팔과 다리에는 문제가 없지만, 힘이 들어가는 운동을 할 경우 안면부에도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27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웨이트 훈련에 들어가고, 이르면 다음주에는 캐치볼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7월 정도면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몸상태가 된다. 
김명신은 "팔, 다리를 다친 것이 아닌 만큼 바로 공을 던질 수 있다. 그런데 무리하지 말라고 하셔서 조금씩 단계별로 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하며 "다 낫는다고 1군에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 준비하고,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신발끈을 조여맸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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