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번즈? 번즈의 대활약, 사직을 사로잡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26 05: 50

롯데 팬들의 충성심과 관심은 KBO 리그 으뜸이라는 평가가 자주 나온다. 못할 때는 그만큼 비판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잘할 때는 메이저리그(MLB) 스타들이 부럽지 않은 대우를 받는다. 어쩌면 앤디 번즈(27)는 그런 롯데 팬들의 성향을 일찌감치 체험했을지도 모른다.
최근 롯데 팬들은 번즈를 ‘배리 번즈’라고 부른다. MLB의 전설적인 강타자 배리 본즈를 빗대 만든 별명이다. 시즌 초반 들었던 불명예스러운(?) 별명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만큼 잘해주고 있다는 것이 팬들의 반응에서도 잘 드러난다. 요즘 번즈를 빼놓고는 롯데 타선을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다.
번즈는 26일 현재 45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 7홈런, 26타점, 6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4월이 끝났을 때 번즈의 타율은 2할3푼7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5월 19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하면서 완벽한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10경기는 3할6푼6리다. 여기에 결승타는 7개나 된다. 리그 2위 기록이다. 찬스에 강한 면모는 롯데 타선의 균형에 큰 도움이 됐다.

중앙 내야수 자원인 번즈는 스프링캠프 당시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2루수 수비는 나무랄 곳이 없고, 빨도 느리지 않아 기동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였다. 여기에 생각보다 힘이 좋아 KBO 리그에서 충분히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기대까지 나왔다. 초반 수비와는 별개로 타격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생산성에 큰 물음표가 붙었던 것은 사실. 그러나 이제 팬들이 붙인 별명대로 번즈를 무시하기 어려워졌다.
조원우 롯데 감독이 말하는 반등의 원동력은 타이밍이다. 조 감독은 “이전에는 타이밍이 늦다보니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타이밍이 잘 맞는다. 힘이 있으니 장타까지 나온다”라면서 “타격이라는 것이 자신감도 중요하지 않나. 예전에는 초구부터 치기 바빴는데 요즘에는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좋은 흐름이 깨지 않기 위해 일부러 타순도 바꾸지 않았다.
번즈도 자신감과 여유가 자신의 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시동이 걸렸으니 앞으로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점도 반갑다. 번즈는 24일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팬들과 자신의 응원가를 함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계속해서 사직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약 그렇다면 롯데 타선은 리그 최고에 도전장을 내밀 만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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