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임창용 기살리기, 선택 아닌 필수 과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26 07: 05

아웃카운트 하나 잡기 벅차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 마무리투수 임창용(41)을 살리기 위한 김기태 감독의 인내가 다시 시작됐다. 
KIA는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6-4로 승리했지만 9회말 마지막 이닝은 심장이 쫄깃하고,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2점차 리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겨놓고 투입된 임창용이 연속 볼넷을 허용한 끝에 진땀나는 세이브를 거둔 까닭이었다. 
KIA는 6-4로 리드한 8회 2사에서 투입된 김윤동이 같은 스코어 그대로 9회에도 등판했다. 이성열과 박상언을 연속 삼진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김윤동으로 그대로 경기를 끝낼 것처럼 보였으나 KIA 벤치가 다시 움직였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마무리 임창용에게 맡겨졌다. 

2점차 리드, 주자 없는 상황, 세이브 요건. 김기태 감독의 '임창용 기살리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임창용은 첫 타자 양성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정근우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동점 주자까지 나가자 경기장이 술렁였지만, 장민석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가까스로 경기를 끝냈다. 
내용이 불안하긴 했지만 어쨌든 세이브를 한 것이 의미 있었다. 임창용 개인적으로는 지난 7일 사직 롯데전 이후 18일만의 세이브. 무엇보다 19일 광주 두산전 ⅓이닝 4피안타(2피홈런) 1볼넷 5실점 충격의 기억을 조금이나마 털어낼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임창용에겐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다. 
많은 팬들은 김기태 감독의 '마무리 임창용' 카드 고집을 성토하거나 의문을 제기한다. 올 시즌 임창용은 19경기 4승2패5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고 있다. 임창용의 이름값뿐만 아니라 한 팀의 마무리로 아쉬운 성적이지만, 12경기 연속 세이브를 할 만큼 좋은 때가 있었다. 
강력한 선발진을 갖춘 KIA이지만 여전히 불펜은 약하다. 구원 평균자책점은 6.57로 여전히 10개팀 중 가장 높다. 김윤동이 구원 20경기 1승5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1.69로 위력을 떨치고 있지만, 나머지 구원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4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은 임창용뿐이다. 
손영민(10.64) 홍건희(9.00) 한승혁(7.64) 박지훈(6.08) 심동섭(5.27)은 모두 5점대 이상 평균자책점에서 나타나듯 임창용보다 훨씬 더 불안하다. KIA 불펜에서 김윤동 다음 믿을 만한 구원투수가 임창용이다. 김윤동에게 쏠리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임창용의 기사를 살려야 한다.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인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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