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루틴 유지’ 류현진, 진짜 불펜 대기 아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26 14: 18

복잡해진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류현진(30)의 활용법이 그 실체를 드러냈다. 불펜으로 내려간 것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선발 루틴으로 앞으로 일정을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 6-3으로 앞선 6회 선발 마에다 겐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MLB 첫 불펜 등판에서 첫 세이브를 따냈다. 첫 불펜 등판치고는 좋은 성과였다. 투구수는 51개였다.
다저스는 많은 선발 요원을 보유하고 있고, 올 시즌에는 부상자 명단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 다만 최근 마에다가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하면서 류현진의 자리가 사라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5일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에 양해를 구했고, 불펜 활용의 뜻을 시사했다.

이에 류현진의 앞으로 활용 방안은 현지 언론에서도 큰 관심사였다. 롱릴리프로 쓸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불펜 경험이 없는 류현진을 불펜에서 연투까지 시키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런데 이날 등판에서 드러난 활용 방안은 ‘1+1’에 가까웠다. 구원해서 던지지만 사실상 선발 루틴을 유지한 것이다.
마에다가 복귀하지 않았다면 류현진은 이날 혹은 27일부터 열릴 시카고 컵스와의 3연전 중 한 경기에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었다. 선발 등판보다 투구수는 적었지만 4이닝을 소화하며 사실상 준선발에 해당하는 이닝을 소화했다. 
당장 컵스와의 3연전 시리즈에 출전은 쉽지 않을 수 있다. 27일과 28일은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이고, 어깨 부상 전력이 있는 선수임을 고려하면 29일도 휴식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류현진은 3~4일 정도를 쉬고 다시 50개 정도를 던지며 선발 루틴에 준하는 일정을 가질 전망이다. 어차피 다저스 선발진은 부상 변수가 많기 때문에 류현진이 언제든지 선발로 다시 들어갈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류현진으로서는 불펜이 낯설지만, 최대한 선발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다저스의 의도를 실감할 수 있다. 1+1로 들어갈 파트너가 바뀌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류현진에게 남은 것은 더 좋은 투구로 언젠가 올 선발 재진입의 기회를 살리는 것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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