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지존' 알파고, 중국 프로 5명 한번에 제압... AI 사회 보급 더욱 가속화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5.26 17: 33

'기계 장치의 신' 알파고의 영웅본색. 알파고가 단체전에서 중국 프로 기사 5명을 제압했다. 더 이상의 인간과 기계의 일대일 경쟁은 의미가 없다. 이제 AI에 적응을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구글 딥마인드는 중국바둑협회 및 중국 정부와 함께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을 5월 23일~27일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저장성 우쩐에서 열리며, 새로운 버전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중국의 프로 바둑기사들, 구글 및 중국의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구글은 지난해 딥마인드 챌린지처럼 커제 9단과 개인 대국뿐만 아니라 새로운 대전 형식인 ‘복식전’과 ‘단체전’을 들고 왔다.
'단체전'은 상담기 방식으로 알파고는 중국 최정상급 프로 바둑기사 5명(스웨 9단, 천야오예 9단, 미위팅 9단, 탕웨이싱 9단, 저우루이양 9단)으로 이루어진 팀을 상대했다. 상담기는 대국 인원을 1대2, 2대2 등으로 편성하여 진행하는 바둑이다. 자기 편끼리 별판위에 돌을 놓아가며 충분히 검토한 다음 대표자가 두는 독특한 대국 형식이다.

‘단체전’은 ‘개인전’에 비해 수의 우위나 심리적 안정감을 가졌지만 수 읽기 시간을 각자 2시간 30분에 1분 초읽기 3회씩로 줄여 균형을 맞췄다. 알파고는 5명의 프로 바둑기사를 상대로 알파고가 여러 사람의 각기 다른 바둑 스타일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AI의 연산력은 이미 인간을 뛰어넘은지 오래지만 단순한 버그나 돌발 상황에 약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알파고가 전혀 다른 기풍에도 흔들리지 않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5인팀 착수를 담당한 저우루이양 9단은 대국 개시 이후 ‘돌가르기’에서 흑을 잡자 살짝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국 초반 알파고는 철저하게 실리를 챙겼다. 인간팀은 개인 대국과 달리 초반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실제로 프로 바둑기사중 최고수라고 할 수 있는 커제 9단과 이세돌 9단 모두 알파고에 초반에 무너졌다.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 수, 한 수 실리를 챙기는 알파고 앞에 무너졌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 상대로 승리한 4번째 대국에서는 초반에 무너지지 않고 중반까지 이어갔던 대국이었다. 인간팀은 초반에 초점을 맞추고 최대한 완벽한 수 읽기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인간팀은 1시간 30분 이상의 초 읽기 시간을 투자하며 초반을 단단히 가져갔다.
초반에 ‘그나마’ 무사히 넘긴 인간팀은 알파고 상대로 집으로 승부를 가리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전투에 나섰다. 대국 중반부터 어느 정도의 실리를 챙긴 알파고의 방어를 깨트리기 위한 인간 팀의 공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알파고의 방어는 요지부동이었다. 인간팀은 초반에 초 읽기 시간의 대부분을 투자한 것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점점 인간팀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부족해지자 팀원들끼리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5명이라는 인원 수가 오히려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란 말이 떠오르는 상황. 알파고는 일부러 그런 것처럼 인간팀에게 집을 내줬지만, 경기 흐름은 결코 내주지 않았다.
알파고는 수십 수 앞을 내다보면서 인간팀에게 차원이 다른 한 수를 가르켜줬다. 중국 프로기사 5명도 개인전보다는 선전하기는 했지만, 알파고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인간팀은 초읽기 시간을 모두 사용해 탕웨이싱 9단이 단독으로 끝내기에 나섰지만, 차이는 점점 벌려졌다. 결국 알파고의 백 불계승으로 단체전이 종료됐다.
2017년 딥마인드 챌린지에 사용된 알파고는 1920개의 CPU와 280개의 그래픽 프로세서(GPU)를 사용한 기존 알파고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새로운 알파고는 글 클라우드 상 50개의 TPU(TensorProcessing Unit)를 사용했다. TPU는 구글이 머신 러닝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처리 장치다. 구글은 TPU를 활용해 이전보다 훨씬 적은 컴퓨팅 파워를 사용하고도 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알파고를 만들었다.
알파고는 압도적인 연산력을 통해 이세돌 9단과 개인 대전, 커제 9단과 개인 대전, 단체전을 통틀어 5분 이상 장고를 한 적이 없다. 시간제한을 가진 규칙의 정상 바둑에서 인간은 결코 알파고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러한 알파고의 위력은 바둑말고 다른 사회 전반 분야에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는 인간이 풀 수 없는 여러 사회 난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알파고 2.0을 소개하면서 "딥마인드의 최종 목표는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범용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AI는 단순한 바둑을 뛰어넘어 인간 전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구글의 신사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적용시키고 있다. 이번 딥마인드 챌린지를 통해서 알파고의 보급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
[사진] 구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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