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성장, 얼마 남지 않은 '유망주 유효기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27 05: 49

올 시즌 KBO리그의 특징은 영건 투수들의 성장이다. 롯데 박세웅, KIA 임기영, LG 임찬규, kt 고영표·김재윤, 넥센 최원태 등이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이들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성장한 게 아니다. 지난 몇 년간 1군에서 꾸준히 등판 기회가 주어졌다. 그 기회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이젠 어엿한 주축 선발과 마무리로 잡은 투수들이 많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올해도 더딘 성장으로 애태우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삼성 정인욱은 26일 고척 넥센전에서 시즌 첫 1군 등판 기회를 받았다. 3-8로 뒤진 6회. 5점차로 뒤져있지만 완전 포기할 시점은 아니었다. 그러나 정인욱이 1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뭇매를 맞고 무너지는 바람에 승부가 넥센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1990년생으로 만 27세인 정인욱은 2010~2011년 삼성 마운드의 일원으로 2년간 10승 평균자책점 3.57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5년부터 3년간 6승9패 평균자책점 7.51로 퇴보했다. 이제 20대 후반 나이가 되어가고 있어 유망주 타이틀도 무색해졌다. 
1991년생 kt 좌완 정대현도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지만 성적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해 첫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기세를 올렸지만 최근 내리 6연패로 리그 최다패 투수로 전락했다. 2승6패 평균자책점 7.99. 아직 군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정대현에겐 1군에서 20대 시절이 얼마 안 남았다. 
NC 좌완 강윤구도 1990년생으로 이젠 유망주 수식어가 붙기 그렇다. 넥센을 떠나 NC로 트레이드됐지만 올해 8경기 평균자책점 6.32로 안 좋다. 지난 25일 친정팀 넥센 상대로 시즌 첫 선발등판했지만 2이닝 2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깔끔하짐 못했다. 팀을 옮겨 환경이 바뀌었지만 아직까진 효과가 없다. 
1위 KIA에선 1992년생인 홍건희와 한승혁이 지난해보다 성적이 못하다. 시즌 첫 등판에서 구원 1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던 홍건희는 선발 2경기로도 기대에 못 미쳤다. 1패 평균자책점 9.55. 시범경기에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던 한승혁도 막상 시즌 들어가선 1패 블론세이브 2개, 평균자책점도 7.08로 높다. 
분명 가능성을 인정받고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1군 등판은 아무나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다. 기회를 살리는 것은 선수의 몫이다. 어느덧 20대 중후반으로 가고 있는 유망주 투수들에게 기다림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는 진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waw@osen.co.kr
[사진] 정인욱-정대현-강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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