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서 사퇴' 홍명보, "구단의 계약 해지 방침 알려져 먼저 사임"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5.27 15: 05

홍명보 감독이 항저우 뤼청 사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중국 갑급리그(2부리그) 항저우를 이끄는 홍명보 감독이 팀과 결별했다. 중국 청년시보 등 현지 언론들은 "홍명보 감독이 최근 이틀 동안 항저우의 훈련장에 나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홍명보 감독의 사임은 이미 결정됐고, 위약금 협상 때문에 구단의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항저우는 저장 이텅전서 0-2로 패한 데 이어 칭다오 황하이와에 0-4로 대패하며 2연패를 당했다. 2경기 무득점 6실점으로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홍 감독은 칭다오전 이후 구단으로 복귀하지 않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지휘봉을 잡았지만 슈퍼리그(1부리그)에 잔류하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승격을 노렸지만 항저우는 올 시즌 4승 2무 4패(승점 14)로 16개 팀 중 10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항저우 구단과 홍명보 감독간의 마찰이 있었다고 알려져 논란이 생겼다. 항저우 구단은 홍명보 감독에게 라인업에 관여하고 강제로 젊은 선수들 4~5명을 선발시키도록 했다고 알려졌다.
자신의 사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홍명보 감독은 27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은 "내가 먼저 항저우에 작별을 고했다. 먼저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과 함께 땀을 흘려온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항저우에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그동안 힘든 과정이 있었다. 금년 1월 전지훈련을 마치고 2월이 되어서 20세 선수 10명을 1군에 무조건 기용해야 한다는 구단의 어린 선수 육성정책을 전달받았다. 팀성적보다는 어린 선수 육성에 힘써달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홍명보 감독은 "항저우 구단이 어린 선수를 육성한다는 정책의 뜻은 좋으나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단이 선수육성이라는 명분 하에 실력보다는 정책에 의해 어린선수들에게 무조건 주전자리를 네다섯 자리를 준다는 것은 팀의 성적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명보 감독은 "더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는 선수가 정책 때문에 출전을 못하고 준비도 안된 어린 선수가 어쩔 수 없이 그자리를 채우게 되는 상황을 감독으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최근 칭다오전 결과도 바로 그런 것에 기인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바로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땀의 대가를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3연승 뒤 2연패를 한 시점에서 구단에서 먼저 중도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들었다. 그 정확한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지 않으며 그 결정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구단의 행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홍명보 감독은 "앞으로도 계속 감독직을 수행한다 하더라도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최근 구단과의 마지막 협상 자리에서 확인했다. 그래서 힘든 결정이지만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다시 한 번 항저우팀의 팬들과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비록 항저우팀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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