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경기 2100안타’ 박용택, 진정한 역대 1위 조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28 06: 29

‘타격 장인’ 박용택(38·LG)의 방망이는 여전히 힘차게 돌아간다. 2100안타 고지를 밟은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되는 영광을 안았지만 궁극적으로 ‘3000안타’를 바라보는 박용택은 이에 만족할 수 없다.
박용택은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통산 2100안타 고지를 밟았다. KBO 리그에서 역대 세 번째 대업이었다. 이어 27일에도 안타를 추가하면서 그간 2위였던 장성호(2100안타)를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제 박용택의 위에는 2318안타를 치고 은퇴한 양준혁의 이름만 존재한다.
박용택은 지난해 8월 11일 잠실 NC전에서 역대 6번째로 2000안타 클럽에 가입했다. 1760경기, 만 37세 3개월 21일에 이 대업과 마주했다. 다만 당시에는 최소경기 기록도 아니고, 최연소 기록도 아니었다. 역대 최소경기 2000안타 기록은 1653경기의 이병규, 최연소 기록은 만 34세 11개월의 장성호가 가지고 있다.

그런데 2000안타에서 2100안타로 가는 길이 매우 어렵다. 마치 올라갈수록 가팔라지는 산과 비슷하다. 박용택에 앞서 2000안타를 달성했던 전준호 이병규 홍성흔은 2100안타는 기록하지 못하고 아쉽게 은퇴했다. 박용택의 뒤를 이어 2000안타 클럽에 가입한 정성훈(LG), 박한이(삼성)의 올 시즌 행보 또한 주춤하다. 박용택 홀로 부지런히 산을 오르는 모양새다.
그런 박용택은 개인 1845경기 만에 2100안타를 기록했다. 장성호는 2064경기, 양준혁은 1881번째 경기에서 2100안타를 달성했다. 박용택은 양준혁보다 빠른 최소경기 21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사실상 양준혁의 기록을 추월해 KBO 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은 확실시된다.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박용택은 아직 LG와의 계약이 올해를 포함해 2년 남아있다. 그리고 팀은 내년 이후에도 박용택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페이스라면 늦어도 내년 중반에는 양준혁 기록 경신의 카운트다운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양준혁은 통산 2135경기에서 2318안타를 기록했는데 박용택은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양준혁보다 더 적은 경기에서 2318안타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렇다고 박용택이 양준혁보다 위대한 선수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경기당 안타 생산력만 놓고 보면 이 또한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양준혁은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0년 급격한 노쇠화로 64경기에서 2할3푼9리의 타율에 그쳤다. 안타 추가 속도가 더뎠다. 반면 박용택의 방망이는 전혀 녹슨 기색이 없다. 지난해 138경기에서 타율 3할4푼6리를 기록, 2009년(.372) 이후 개인 최고 성적을 냈을 뿐만 아니라 올해도 27일까지 타율 3할2푼3리로 안정적인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단타도 엄연한 안타다. 박용택의 안타 행진에는 별다른 이상 조짐이 없어 보인다. 또 하나의 계단을 밟은 박용택이 안타 부문의 진정한 1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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