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태균 이글스?' RC/27로 본 주축 타자의 위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29 07: 15

'태균 이글스'가 현실이 된다면 그 팀의 공격력은 어떨까.
태균 이글스는 물론 '형우 타이거즈', '대호 자이언츠'가 실현되는 장면. 한 번쯤은 해볼 법한 상상이다. 과거 '이대호와 여덟 난장이' 시절처럼 팀내 공격 기여도가 높은 선수는 부러움인 동시에 견제 대상이다.
이제 한 선수가 팀의 주축인지를 따지는 데 평가할 잣대는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RC(Runs Created)다.

RC는 세이버매트리션 빌 제임스가 개념을 제시한 성적으로 팀 출루율과 총루타를 곱하면 한 해 총 득점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여러 번 수정을 거쳤는데, 도루까지 포함시켜 주루능력까지 반영되도록 했다. RC는 누적성적이고, 한 시즌 특정선수가 몇 득점이나 생산했는지 말해준다. KBO리그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사용하는 RC 공식은 미 스포츠매체 'ESPN'과 동일한데 다음과 같다. RC=(안타+4구+사구-도루실패-병살타)×(총루타수+0.26[4구-고의4구+사구]+0.52[희생번트+희생플라이+도루])/(타수+4구+사구+희생번트+희생플라이)
결국 출루율과 총루타수를 바탕으로 값을 따진다는 의미다. 그 RC를 27로 나눈 값이 RC/27이다. 한 타자에게 아웃카운트 27개(9이닝)를 맡길 때 몇 점이 날지를 따지는 것이 RC/27이다. 쉽게 말해 '한 명이 9회까지 모든 타석에 들어섰을 때 그 팀이 낼 점수'라고 이해하면 된다.
현재 KBO리그에서 RC/27 값이 가장 높은 선수는 김태균(한화)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35경기서 RC/27 11.74를 기록 중이다. 햄스트링 부상을 이유로 한 차례 1군에서 말소됐지만 최근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다시 규정타석에 진입했다. 바꿔 말해 김태균이 혼자 아웃카운트 27개를 책임진다면 그 팀은 매 경기 11.74점을 뽑아낸다는 의미다.
그 뒤는 최형우(KIA)가 쫓고 있다. 최형우는 올 시즌 50경기에서 RC/27 11.72를 기록 중이다. 김태균과는 0.02점 차. 가공할 만한 득점력인 건 매한가지다. 이대호(롯데)도 빠질 수 없다. 이대호는 올 시즌 11.06의 RC/27을 기록 중이다. 김태균과 최형우에 이어 3위.
여기까지는 일종의 '신계 싸움'이다. 현재 KBO리그서 RC/27 값이 두 자릿수를 넘는 건 이들 세 명뿐이다. 그 다음은 SK '정동맥 쿼탯'을 구성하는 이들이 자리했다. '동미니칸' 한동민은 올 시즌 9.78의 RC/27을 기록 중이다. 리그 4위. 그 뒤는 최정(RC/27 9.66)이 따른다. 둘을 합치면 19.44. 한 팀의 상위 두 명을 더한다면 SK가 리그에서 가장 높은 값을 자랑한다.
이후부터는 8점대 선수들이 추격 중이다. 나성범(NC)이 8.81로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닉 에반스(두산)는 외인 1위다. 에반스는 올 시즌 8.40의 RC/27을 기록 중인데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8.89)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자욱(삼성)은 비록 타율이 낮지만 득점 생산력은 높다. 구자욱은 올 시즌 RC/27 8.24를 기록 중이다. 이는 삼성 팀내에서 단연 1위. 삼성에서 구자욱 다음으로 RC/27이 높은 선수는 다린 러프인데 6.29로 구자욱과 차이가 크다.
신인 중에 가장 높은 득점 생산력을 자랑하는 건 이정후(넥센)다. 이정후는 올 시즌 6.69의 RC/27을 기록 중이다. 신인 중에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도 이정후 하나 뿐인데 RC/27에서도 21위에 올라있다. 이정후의 데뷔 시즌이 후광을 빼도 맹활약인 대목이다.
반대로 득점 생산력이 떨어지는 타자들도 존재한다. 규정타석을 채운 이들 중 최저 1위는 김태군(NC)이다. 김태군은 올 시즌 3.17의 RC/27을 기록 중이다. 김태군만 타석에 들어선다면 그 팀은 9이닝 기준 3.17점을 얻는 데 그친다는 의미. 이어 박해민(3.45), 이원석(3.46), 장민석(3.82) 등이 뒤를 따른다. 냉정히 따지면 3점대의 RC/27을 기록 중인 선수는 공격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들이 꾸준히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그만큼 수비 기여가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ing@osen.co.kr
■ 포지션별 RC/27 1위
포수 : 양의지(7.86)
1루수 : 이대호(11.06)
2루수 : 서건창(8.20)
3루수 : 최정(9.66)
유격수 : 김재호(6.80)
외야수 : 최형우(11.72) / 한동민(9.78) / 나성범(8.81)
지명타자 : 김태균(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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