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방탄소년단, 빌보드 Hot 100 1위 가능할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7.05.31 16: 27

[OSEN=해리슨의 엔터~뷰] K-Pop의 대표그룹 방탄소년단이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에서 수상 소식을 전한지 1주일이 지났다. 내놓으라 하는 톱 스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그들은 시상식장에서 가장 빛났을 만큼 팬들의 환호와 유명 연예인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고 그 감흥과 여운 또한 쉽게 식지 않고 있다.
특히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등 전세계 음악 팬들의 두터운 지지를 얻고 있는 팝 아티스트들을 제치고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트로피를 획득한 것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팬덤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싸이(Psy)가 2013년 같은 시상식에서 월드와이드 히트 넘버 ‘강남스타일’로 “톱 스트리밍 송 비디오(Top Streaming Song  Video)”부문 수상을 한 후 K-Pop 보이 그룹이 4년 만에 거둔 쾌거라 K-Pop의 인기와 위상이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대중음악계 최대시장 미국에서 비 영어권 노래로 주류 음악계에 진입하기란 여전히 난공불락에 가까운 것이 현실인데 싸이와 방탄소년단은 물론 빌보드 “Hot 100” “빌보드 200” 등 양대 메인 차트에 올랐던 여러 K Pop 가수들은 어쨌든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점은 있다. 뮤직비디오나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인기도 뿐만 아니라 노래나 앨범으로 시상식의 후보나 수상자가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강남스타일’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30개 국가 이상에서 차트 1위를 기록하며 2002년 하반기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지만 미국 빌보드 Hot 100차트에서는 7주간 2위에 랭크 되어 대단한 센세이션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비 영어권 곡이라 미국 내 라디오 방송 횟수에서 당시 경쟁 곡이었던 마룬 파이브(Maroon 5)의 ‘One More Night’의 높은 벽은 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는 영어로만 노래를 부르지 않았어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기록이 탄생되었다. 5월 27일과 6월 3일 2주째 Hot 100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espacito’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두 뮤지션 루이스 폰시(Luis Fonsi)와 대디 양키(Daddy Yankee), 슈퍼스타 저스틴 비버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곡이다.
원곡은 오롯이 스페인어 버전으로 빌보드 라틴 차트 여러 부문에서 장기간 폭발적 인기를 얻어왔는데 미국 내 더 많은 음악 팬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기 위해 저스틴 비버가 영어로 노래한 파트를 삽입한 후 리믹스 트랙으로 완성,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1996년 전세계 ‘마카레나 댄스’ 신드롬을 일으켰던 스페인 남성 듀오 로스 델 리오(Los Del Rio)의 ‘Macarena’가 빌보드 Hot 100 14주 연속 1위에 오른 후 노래의 대부분이 스페인어로 불려진 곡으로는 21년만이다. (‘Macarena’ 역시 오직 스페인어로만 구성되어 글로벌 히트를 기록했지만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 영어로 노래한 여성보컬이 곁들여진 ‘Bayside Boys Mix’ 버전을 선보였다.)
물론 ‘Despacito’와 ‘Macarena’의 미국에서의 스매시 히트는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히스패닉계 국민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빌보드 Hot 100 차트는 디지털 음원 판매 및 스트리밍 이외에 전국 주요 음악 방송국의 에어플레이 횟수를 주 단위로 비율에 따라 합계 산정해서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스페인어 버전은 분명 불이익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강남스타일’은 미국에서도 이례적인 케이스였지만 방송횟수 점수를 얻는 데 있어 분명 한계가 드러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커다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방탄소년단 등 우리 K-Pop 가수들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을 것이고 노래나 앨범 기획단계에서부터 발상의 전환도 필요할 듯싶다. 무엇보다 영향력 있는 영어권 팝 스타들과의 콜라보, 오롯이 영어로 노래한 버전을 발표하고 더욱이 체계적이고 관록 있는 해외 홍보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앨범 차트는 힘들더라도 Hot 100 차트 정상 정복은 남의 일만은 아닐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 수상을 계기로 전세계 K-Pop 마니아들만 열광하는 범위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 연령층의 다수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애청하고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앞당겨지기를 바란다.
[대중음악평론가] 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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