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OS11서 애플페이 강화...국내외 모바일 페이 대전 열린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6.09 10: 14

애플이 iOS11에서 모바일 페이먼트 '애플페이'의 기능을 강화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모바일 페이먼트 대전 시작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애플은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의 매키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7에서 운영체제 iOS11의 주요 기능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애플은 사용자 편의성 증대와 애플 기기끼리의 통합성을 강조했다.
iOS11에서 제공되는 애플페이는 개인간(P2P) 송금 기능을 지원한다. 애플 페이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방식으로 동작하는 모바일 페이먼트 서비스다. 지난 2014년 10월 미국에서 첫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 페이는 빠르고 편리한 사용성을 자랑하지만 NFC 결제 시스템이 탑재된 POS 단말기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사용처가 제한돼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주목해야될 부분은 iOS간의 송금 기능이 애플 기기의 아이메시지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아이메세지 상에서 돈이나 송금에 관련된 문구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애플페이 기능이 활성화된다. 원하는 액수를 입력하고 송금을 누른다면, 애플 계정에 등록된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결제 수단을 이용해 전송이 끝난다.
기능 자체야 이전에도 있던 것이지만 애플 생태계에 송금을 포함시켰다는 것이 중요하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인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했다. 결국 모바일 생태계를 이용한다면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애플페이가 애플 생태계 안에서 원활하게 작동하는 고유의 결제 수단으로 성장하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나게 된다.
현재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의 선두는 페이팔이다. 페이팔의 인기 모바일 페이먼트 서비스인 벤모(Venmo)는 미국 내부에서 벤모해!”라는 신조어가 주문처럼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벤모의 주 사용층이 미국 젊은 세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애플페이와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iOS11의 경우 아이폰5S부터 아이폰7까지 지원된다. 다른 애플 기기의 경우 아이패드는 미니2세대부터, 아이팟은 6세대부터 iOS11을 사용할 수 있다. 이정도만 해도 애플은 충분한 잠재 고객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애플은 자사 생태계의 우위를 통해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애플페이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무대를 넓혔다. 현재 애플페이는 미국을 포함한 15개국(영국, 스위스, 캐나다, 호주, 중국,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일본, 러시아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한국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해외 기업들의 진출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무주공산인 한국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홀로 독주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한 삼성페이는 지난해 말 기준 이용자수 500만명으로 빠르게 앞서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iOS11 업데이트를 통해 범용성을 확보한 애플페이가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선다면 대규모 모바일 페이 대전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애플은 올해 초부터 애플페이의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구글도 자회사 구글페이먼트코리아를 통해 난 1월 금융감독원에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을 등록한데 이어 복수의 국내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마친 상황이다. LG전자 역시 국내 카드사 제휴를 통해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 반격에 나서고 있다.
iOS11 업데이트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 혈전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
[사진] 순서대로 애플페이, 페이팔, 삼성페이.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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