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결산] '8강 실패' 한국 '소년들', '뛰어야 산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6.12 05: 39

'뛰어야 산다'.
잉글랜드는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결승전서 전반 35분 칼버트-르윈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베네수엘라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지난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성인 월드컵 우승 이후 무려 51년 만에 FIFA 주관 대회(U-17, U-20 월드컵 포함) 정상에 오르는 영예를 누렸다.

베네수엘라는 FIFA 주관 대회 첫 준우승에 만족했다. 그간 성인 월드컵은 물론이고, U-20 월드컵, U-17 월드컵 등 FIFA 주관 대회서 우승한 적이 없었던 베네수엘라는 이번 대회서 역사 창조를 노렸지만 눈앞에서 좌절했다.
이번 대회 결승서 만난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대결이었다. 선이 굵은 스타일의 잉글랜드와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위주로 선보인 베네수엘라의 경기는 예상외로 치열하게 경기를 펼쳤다. 양팀 모두 승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치열한 대결이었다. 우승팀 잉글랜드는 20개의 슈팅을 시도해 8개가 유효슈팅이었다. 그리고 베네수엘라는 19개의 슈팅줌 4개가 유효슈팅이었다.또 상대의 슈팅을 몸을 날리며 막았다.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 모두 4개의 슛블록을 기록했다. 파울도 마찬가지였다. 양팀 모두 16개의 파울을 범했다. 하지만 퇴장 선수는 없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치열한 승부의 이유는 간단했다.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에버튼, 첼시, 등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중심이었다. 득점 선두 경쟁을 펼치는 도미닉 솔란케(리버풀)을 시작으로 아데몰라 루크먼(에버튼) 그리고 루이스 쿡(본머스), 피카요 토모리(첼시) 등의 활약이 빛났다.
잉글랜드는 21명의 선수단 중 16명이 성인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비록 잉글랜드의 이 세대 선수중 가장 잘 알려진 마커스 래쉬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톰 데이비스(에버튼)이 빠지기는 했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펼쳤다.
비록 2군 또는 리저브 팀의 경기였지만 대부분 선수들은 꾸준히 경기를 뛰면서 감각을 익혔다. 완벽한 전력이 아니었다. 폴 심슨 잉글랜드 감독은 경기 후 "현재 우리의 선수들은 최상의 스쿼드다. 마커스 래쉬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성인 대표팀에 데뷔했고, 패트릭 로버츠(셀틱)는 클럽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해 오지 못했다"면서도 "그들이 없어도 다른 것은 없다. 우리는 가용할 수 있는 최상의 선수들로 왔다. 모든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도와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바르셀로나 듀오' 백승호-이승우를 제외하고는 프로에서 많은 기회를 받은 선수들은 없었다. 대학에서 큰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있었지만 경기 감각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U리그가 열리고 있지만 대학선수들이 꾸준히 경기 감각을 익히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프로에서 통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는 있었다. 다만 프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는 없었다. 반면 잉글랜드는 주포 솔란케는 분명 다른 수준의 선수였다.
결승에 오른 베네수엘라 선수단도 마찬가지였다. 자국리그 뿐만 아니라 남미리그에서 많은 선수들이 뛰고 있는 가운데 비록 수준 높은 팀이 아니었지만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치열함을 배웠다. 경기에 많이 나서야 좋은 이유는 절실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선수로서의 마음가짐을 갖는 선수들이 필요했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경험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신태용 감독은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모든 이야기를 다 꺼낸 것은 아니었지만 힘겨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했다.
결국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한국 축구가 느끼게 된 점은 분명했다. 말 그대로 '뛰어야 산다'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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