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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김인식, “류현진, 승리보다 아프지 않는 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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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마일(약 151km)에서 90마일(약 145km)로. 류현진(30. LA 다저스)의 투구 빠르기가 불과 일주일 사이에 5km 이상 뚝 떨어졌다.

류현진은 6월 6일 워싱턴 전에서 복귀 이후 가장 긴 7이닝을 소화하고 최고 공 빠르기도 시속 151km를 찍었다. 그런데 12일 신시내티 전에서는 145km로 느려졌고, 홈런도 3개나 얻어맞았다.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이었다.

무슨 일이 있지나 않았을까.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2년이라는 긴 시간을 재활로 보낸 뒤 올해부터 어렵사리 마운드에 오른 터여서 그의 투구모습을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조마조마한 마음이 절로 들게 한다. 그의 야구 스승인 김인식(70) KBO 총재 특보는 더욱 그러하다.

류현진이 승리 투수가 된 다음에 어김없이 하는 일은 김인식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낭보’를 전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김인식 특보는 류현진의 투구내용에 대해 이러저러한 조언도 건네고, 류현진은 자신의 상태와 심경을 털어놓기도 한다. 류현진이 야구 ‘대부(代父)’이자 멘토인 김인식 특보에게 전화를 거는 것은 자신이 승리투수가 됐을 때 만이다. 이는 마치 자식이 기쁜 일이 생겼을 때 아버지에게 알리는 심정이나 마찬가지다.

김인식 특보는 2006년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을 때부터 2009년까지 4년간 한화 감독으로서 그의 성장과정을 지켜보고 메이저리그로 무대를 옮긴 뒤에도 그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본다.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관찰’한다.

김인식 특보는 류현진의 6월 12일 등판 경기를 보고 난 뒤 염려의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공 빠르기가 바로 앞 경기(6일)보다 크게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김인식 특보는 “(류현진의) 볼 스피드가 먼저보다 3킬로미터 이상 떨어졌다. 스피드가 떨어지니까 낮은 코스 스트라이크도 맞아나갔다. 얕은 공은 평소라면 공이 빠르면 가운데로 가더라도 괜찮은데. 가운데로 쏠린 게 모두 넘어갔다. 게다가 볼 배합이 나빴다. (류현진이)나중에는 고개를 흔드는 모습이 자주 있었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의 그날 4실점 원인을 원활하지 못한 볼 배합과 볼 스피드 저하에서 찾은 것이다.

김인식 특보는 “수술을 했고 2년간의 공백이 있었으니까 올해는 그렇게 스피드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투수가 일반적으로) 시즌 도중에 정상이라도 스피드가 떨어질 수는 있다. 컨디션이 안 좋아 그럴 수도 있다.”면서 “(류현진이) 지금으로선 무엇보다 (올해는) 수술하고 난 다음이어서 던지고 안 아프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걱정했다.

“다음에 던질 때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어야할 텐데. ‘조금 아픈 느낌이 있는 상태에서 말없이 그냥’ 던지느냐, 스스로가 견뎌봐야 할 것이다. 그 문제는 우리가 알 수 없다. 만약 안 아프다면 지금 못 던지고 얻어맞는 게 문제는 아니다.”

김인식 특보는 5월 19일 류현진이 마이애미 전에서 메이저리그 개인통산 30승을 올린 뒤에 가진 통화에서 통증 문제를 확인했다. “몸 상태가 괜찮으냐. 아프지 않으냐”는 물음에 류현진이 “진짜 괜찮다”는 대답을 해 안도했다.

김인식 특보는 “투수가 아프면 (마운드를) 떠날 수밖에 없다. 예전에 대만의 궈홍즈(전 LA 다저스)나 왕첸밍(전 뉴욕 양키스) 같은 투수들도 결국 그렇게 해서 접었다”면서 “(류현진으로선)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이 통증 재발이다. 자꾸 승리를 따지는데 지금은 ‘아픈가, 안 아픈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술하고, 2년 쉰 뒤에 던지는 것이어서 몇 게임 길게 던지고도 이상이 없으면 다행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미세한 통증을 참고 던졌는지 모르겠는데, 그것만 아니면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다.” 그의 결론이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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