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100억 사나이’ 최형우-이대호, 벌어지는 격차 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17 05: 30

이대호(35·롯데)와 최형우(34·KIA)는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들이었다. 최형우는 첫 100억 시대를 연 주인공이 됐고, 한국 무대로 돌아온 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쓰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많은 금액을 받은 선수들인 만큼 활약상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나름대로의 자존심 대결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뚜껑을 연 첫 달은 거액의 연봉이 아깝지 않았다. 이대호는 4월 말까지 26경기에서 타율 4할2푼4리, 7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최형우도 물러서지 않았다. 역시 26경기에서 타율 3할6푼7리, 5홈런, 21타점을 올렸다. 이대호의 OPS(출루율+장타율)는 1.192, 최형우는 1.181이었다. 최고 타자 경쟁이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정상을 다퉜다. 5월 4일까지 최형우는 2.04, 이대호는 1.94를 기록하며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치열한 1위 고지전이 예상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40일 정도가 지난 지금. 두 선수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최형우가 치고 나간 반면, 이대호는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다.

6월 16일 현재 최형우의 WAR은 4.05으로 리그 전체 1위다. 반면 이대호는 2.54로 8위까지 떨어졌다. 최형우가 배의 WAR을 쌓는 사이, 이대호는 소폭 추가에 그친 것이다.
두 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우선 5월 이후 기본적인 성적 차이가 났다. 최형우는 꾸준했다. 5월 1일 이후 38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리그 4위), 10홈런, 27타점을 기록했고 OPS는 1.054였다. 반면 이대호는 36경기에서 OPS가 0.790까지 처졌다. 같은 기간 리그 43위로, 이대호의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순위다. 그런데 이대호의 이 기간 타율은 3할2푼1리다. 결국 장타가 터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이대호는 유난히 장타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 가벼운 부상도 있었고, 상대 견제도 여전히 집요하다. 이대호는 6월 들어 친 16개의 안타가 모두 단타다. 또한 삼진/볼넷 비율도 무너졌다. 3~4월 14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18개의 사사구를 얻었던 이대호는 6월 14경기에서 9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딱 한 번 걸어 나갔다.
물론 최형우도 6월 들어 장타 가뭄이다. 15개의 안타 중 2개가 장타(홈런 1개, 2루타 1개)일 뿐이다. 그러나 최형우는 좀 더 해결사에 가까워 체감적인 부진이 크지 않다. 최형우는 WPA(Win Probability Added)에서도 2.86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이대호는 1.12로 리그 11위에 머물러 있다.
WPA는 쉽게 말해 추가한 기대 승률 개념이다. 0-0으로 맞선 9회 솔로홈런과 10-0으로 앞선 9회 솔로홈런은 타율과 OPS를 똑같은 폭으로 올린다. 하지만 엄연히 그 가치는 다른데 WPA나 WPA/LI는 이런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지표다. 최형우가 좀 더 결정적인 순간 활약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대호도 이렇게 물러날 타자는 전혀 아니다. 추격전을 벌이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
OSEN MVP 순위(WAR 기준, 6월 16일 현재, 스포츠투아이 제공)
1. 최형우(KIA) 4.05
2. 손아섭(롯데) 3.78
3. 김재환(두산) 3.60
4. 헥터(KIA) 3.39
5. 피어밴드(kt) 3.38
6. 양의지(두산) 3.04
7. 구자욱(삼성) 2.99
8. 박세웅(롯데) 2.88
9. 임기영(KIA) 2.79
10. 켈리(SK) 2.67
11. 안치홍(KIA) 2.59
12. 한동민(SK) 2.57
13. 이대호(롯데) 2.54
14. 최정(SK) 2.47
15. 스크럭스(NC) 2.45
16. 니퍼트(두산) 2.44
17. 버나디나(KIA) 2.44
18. 서건창(넥센) 2.39
19. 나성범(NC) 2.33
20. 이정후(넥센)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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