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의 지뢰밭’에서 몸서리 쳤다, '그래도 이정은' 2타차 단독선두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6.17 17: 02

‘기아자동차 제31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2억 5,000만 원)가 열리고 있는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파72, 6,835야드)에는 무시무시한 이름의 홀이 있다. 파3 12번, 파4 13번, 파5 14번홀의 연속 3개 홀로, 공략하기가 여간 까다롭지가 않아 ‘곰의 지뢰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7일 대회 3라운드를 치른 선두권 선수들이 이 ‘곰의 지뢰밭’에서 몸서리를 쳤다. 선두권에 속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구간에서 고전한 가운데, 정연주(25, SBI저축은행)만 되레 이곳에서 타수를 줄여 순위가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선두 자리는 여전히 이정은(21, 토니모리)이 굳건히 지켜냈다. 이정은은 버디 2개, 보기 2개로 이븐파를 쳤지만 선두권이 대부분 타수를 줄이지 못했기 때문에 단독 선두 자리가 흔들리지 않았다. 1라운드부터 3일 연속 단독 선두다. 

이정은은 파5 2번, 파4 5번홀에서 잡은 버디를 잘 유지했으나 ‘곰의 지뢰밭’이 시작 되는 12번 홀에서 2.5미터 거리의 파퍼팅에 실패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지뢰밭에 빠진 이정은은 13번홀에서도 보기를 범하면서 전반에 벌어둔 타수를 까먹었다. 하지만 이후 홀에서는 무난히 파세이브를 해 내면서 18일 최종라운드 챔피언조를 예약했다. 
2라운까지 이븐파를 달리고 있던 정연주는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한국여자오픈’과의 질긴 인연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3언더파 단독 2위로 이정은과 더불어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 편성 됐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1승을 기록하고 있는 정연주는 2011년 ‘태영배 제 25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KLPGA 투어 우승이다. 일본 투어 활동으로 공백을 가진 정연주는 일본 투어에서 복귀하자마자 한국여자오픈과 곧 바로 인연을 회복했다. 비록 우승은 못 했지만 지난해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도 챔피언조에 편성 돼 최종라운드를 펼쳤다. 
정연주는 이 같은 인연을 두고 “한국여자오픈과 궁합이 잘 맞는 모양이다. 이 대회만 오면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이 고전한 ‘곰의 지뢰밭’에서 선전한 상황에 대해서는 “어프로치 샷이 좋았다. 11, 12번홀에서 칩인 버디에 성공한 좋은 기운이 14번홀까지 작용한 모양이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코스는 버디 보다는 파를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 내일도 욕심부리지 않고, 자신감을 가져가면서 플레이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이정은과 함께 챔피언조에 편성 돼 3라운드를 시작한 오지현(21, KB금융그룹)은 라운드 중반 흐름에서 크게 고전했으나 막바지 반전에 성공하면서 선두권을 유지했다. 3, 4번홀 연속 버디로 기세 좋게 출발한 오지현은 7, 9번 홀 보기로 타수를 잃고, 곰의 지뢰밭인 파3 12번 홀에서 티샷한 공이 ‘언플레이어블’ 상황이 되면서 더블보기를 기록하고 말았다. 하지만 오지현은 14, 17번홀에서 버디에 성공하며 기세를 되찾았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2언더파 공동 3위가 됐다.
지난 주 S-OIL 챔피언십 우승자 김지현(26, 한화)은 2번홀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중후반에 넘어가면서 기세가 가라앉았다. 곰의 지뢰밭에서 2개의 보기를 범한 뒤 회복에 실패하면서 이븐파에 머물렀다. 오지현과 더불어 공동 3위.
장하나가 1타를 줄여 단독 5위, 김민선과 김해림이 3타를 줄여 6, 7위에 랭크 됐다. /100c@osen.co.kr
[사진] 이정은의 3라운드 경기 장면.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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