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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진 보직 파괴’ 롯데, 한계 초과한 돌려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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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투수진이 붕괴된 롯데의 현실은 참혹하다. 투수진 보직은 일찌감치 파괴됐다. 연이은 돌려막기로 한계치를 초과한 모양새다.

롯데는 지난 주 KIA와 넥센을 상대로 치른 6경기를 모두 내줬다. 6연패. 5할에서 승패마진 –2로 5할 승률에 다가설 듯 했던 롯데는 6연패를 당하며 29승37패, 승패마진 –8이 됐다. 투수진의 붕괴가 가장 큰 요인이다.

이대호의 부진과 타순의 짜임새도 떨어졌지만 우선 투수진에서 대등한 승부를 펼치지 못한 것이 기본적인 원인이다. 6연패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은 7.94에 그쳤다. 이 기간 리그 평균자책점 자체가 6.67로 높은 편이지만, 롯데는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무너졌다.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 2명의 외국인 선수가 부진으로 동시에 이탈한 것이 투수진을 삐걱거리게 만든 이유 중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다. 결국 이 자리를 채우기 위해 박시영, 김유영, 노경은 등 불펜 자원들을 임시 선발로 채웠다.

그러나 불펜진에서도 이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필승조들이 조기 투입되고 적절한 불펜 투수를 투입하기 힘든 상황까지 이르는 연쇄 도미노 효과만 일어났다. 투수진에서 확실하게 보직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들을 찾기가 힘든 지경이다.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었지만 그 한계는 명백했다.

문제는, 투수진의 보직 돌려막기를 계속해서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임시 선발로 나선 투수들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고척 넥센전에서는 1-5로 뒤진 6회말, 앞선 14일 사직 KIA전 선발 등판해 91개의 공을 던진 좌완 김유영이 넥센의 좌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6연패를 끊기 위한 총력전이었지만 결과는 실패로 귀결이 됐고(⅔이닝 2실점), 혹사의 우려도 남긴 투수 운용이었다.

1군의 투수진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퓨처스리그에서도 확실한 콜업 자원을 찾기 힘들다. 좌완 정태승, 차재용, 우완의 정대현, 이정민 등이 있지만 기록들이 썩 좋지 않다. 그나마 꾸준히 던지고 있는 투수는 조정훈인데, 3번의 팔꿈치 수술로 7년의 재활 기간을 겪고 있기에 섣불리 1군 콜업을 시도할 수도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퓨처스리그 실전 경기에서는 야수의 투수 등판이라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17일 상동 kt전에서 내야수로 등록된 김대우가 1이닝 등판해 14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대우는 투수로 1군 무대에 데뷔했고, 이후 부상과 제구 문제 등으로 야수로 전향한 바 있다.

그런데, 현재는 다시 투수 전향을 저울질 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김대우의 투수 재전향을 아직 확언할 수는 없다”며 투수 재전향에는 선을 그었지만, 투수 경력이 있는 야수를 다시 실전 경기에 투입했다는 것 자체가 롯데 투수진 전체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난 사태라고 볼 수 있다.

결국 팀을 어느 정도 지탱해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존재가 필요하다. 현재 투수진 문제의 시발점도 외국인 투수들이다. 롯데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고 있다. 이미 구단 스카우트 담당자가 미국 현지로 출국해 있다. 새 외국인 선수를 구할 때까지 레일리와 애디튼을 활용해야 하지만, 교체는 기정사실이다.

다만, 신중하고 정확하게 새 외국인 투수를 구한다는 것이 구단의 기본 입장인데, 투수진 자체가 붕괴되고 보직이 파괴된 현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 영입마저 차일피일 미뤄진다면 팀의 5강 경쟁을 위한 ‘골든 아워’도 놓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선 이번 주, 햄스트링 염좌로 잠시 1군 엔트리를 이탈한 송승준이 돌아올 전망. 하지만 송승준이 투수진 전체의 상황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에이스 역할을 하는 박세웅의 어깨도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투수진 보직 자체가 붕괴된 현실에서, 보직 돌려막기의 한계치도 점점 초과되고 있다. 투수진의 안정 없이는 반등의 기미도 찾기 힘들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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