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비상’ SK 新쓰리펀치, 미래도 밝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20 13: 00

“이 세 명의 선발투수들은 5월 20일 이후 총 15경기에 나가 7승1패 평균자책점 2.31을 합작했다. 1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채점 이하)는 총 12번에 이른다. 이 쓰리펀치에 적당한 선수를 고르시오”
적어도 5월이 밝기 전 이 문제의 정답을 찾으려면 선발진이 강한 KIA나 두산, 혹은 외국인 선수의 기세가 좋았던 NC를 먼저 살피는 사람들이 많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문제의 해답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SK 내부에 있다. 메릴 켈리(29), 문승원(28), 박종훈(26)이 답이다. 켈리, 스캇 다이아몬드, 윤희상도 아닌, 켈리-문승원-박종훈이 답이라는 말이다.
세 선수는 지난 한 달 동안 화려한 시기를 보냈다. 불펜이 약하고, 타선의 득점력 기복이 있는 SK가 꾸준히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동력들이었다. 토종 에이스로 뽑혔던 윤희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다이아몬드의 투구 내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와중에서도 세 선발투수의 역투 덕에 SK는 힘을 낼 수 있었다.

세 명의 지난 한 달 투구내용은 눈이 부셨다. ‘에이스’인 켈리는 5경기 35이닝에서 4승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5번의 등판 중 4번은 7이닝 이상 투구였다. 최근 7연승 행진으로 어느덧 두 자릿수 승수도 눈앞에 두고 있다. 구위에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때 공이 가운데 몰리며 많은 피안타를 기록했던 켈리였지만 어느덧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켈리가 어느 정도 ‘상수’라면, ‘변수’였던 문승원과 박종훈의 투구는 팀의 미래까지 밝히기에 충분하다. 올해 나란히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온 두 선수는 5월 중순까지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SK 선발진이 고전한 이유였다. 하지만 5월 중순 이후 나란히 각성했다.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고, 좋은 결과는 자신감을 배가시키는 전형적인 선순환의 고리를 제대로 탔다.
문승원은 5경기에서 28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했다. 역시 네 번의 QS가 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1승1패에 머물렀지만 5월 20일 이후 평균자책점은 넥센의 외국인 투수 브리검(1.85)에 이어 리그 전체 2위다. 빠른 공에 다양한 구종, 그리고 스태미너까지 두루 갖춘 문승원은 주자가 있을 때의 약점을 지워내며 승승장구 중이다. 동료 선수들조차 “구위 하나만 놓고 보면 팀 내 최고”라는 호평을 내리고 있을 정도다.
영점이 잡힌 박종훈은 가공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5경기에서 30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평균자책점 2.37, 역시 4번의 QS를 기록했다. 눈겨여볼 만한 것은 9이닝당 볼넷 허용이 1.78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보통 2개 이하면 나름대로 괜찮은 수치로 평가받는데 항상 사사구가 문제였던 박종훈이라는 측면에서 더 의미가 있다. 그냥 치기도 까다로운 투수였던 박종훈은 제구 안정과 함께 이 기간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590을 기록 중이다. 타 팀 에이스가 부럽지 않은 수치다.
켈리는 흐름을 탔고, 문승원-박종훈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활약도 기대가 모인다. 물론 지난 한 달의 성적을 계속 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특히 문승원과 박종훈은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팀 선발진의 미래까지 밝힌다. SK는 켈리를 일찌감치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하고 내년도 바라보고 있다. 문승원 박종훈의 경우 이 성적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방법까지 터득한다면, 한 번 더 성장도 가능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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