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HR 페이스’ 최정, 박병호 아성에 도전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23 05: 30

최정(30·SK)의 홈런 페이스가 무섭다.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5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리그 홈런 레이스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어쩌면 목표는 올 시즌의 다른 경쟁자가 아닌, 이전의 ‘역사적 기록’일지도 모른다.
최정은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3회 자신의 시즌 25호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개인 통산 250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역대 15번째 250홈런 고지를 밟은 최정은 최소경기·최연소 부문에서도 이승엽 심정수에 이은 3번째 속도로 이 고지를 밟았다.
최정의 올 시즌 홈런 페이스는 홈런왕을 차지했던 지난해(40개)를 뛰어넘는다. 최정은 지난해 개인 99번째 경기, 팀 100번째 경기에서 25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런데 올해는 개인 64번째, 팀의 70번째 경기에서 25홈런을 기록했다. 팀 경기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0경기를 당겼다. 앞으로 변수가 많겠지만 현재 페이스를 그대로 대입하면 대략 51개의 홈런을 때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50홈런 고지는 KBO 역사상 단 3명에게만 허락한 대업이다. 이승엽이 1999년(54개), 2003년(56개) 두 차례 달성했고, 심정수가 2003년 53개의 홈런을 쳐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 후로는 한동안 달성자가 나오지 않다가 박병호(현 미네소타)가 넥센 소속이었던 2014년(52홈런)과 2015년(53홈런) 연거푸 50홈런 이상을 달성하며 리그를 평정했다. 최정은 역대 네 번째 달성자가 될 산술적인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근래의 달성자인 박병호와 비교하면 어떨까. 박병호는 2014년 당시 개인 및 팀 54경기 만에 25홈런을 기록했다. 다만 그 후로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며 최종 개수는 52개를 기록했다. 2015년은 최정보다 오히려 못했다. 개인 및 팀 76번째 경기에서 25개의 홈런을 쳤다. 최정의 홈런 페이스는 근래 들어 가장 빼어났던 박병호의 2014년과 2015년 사이에 있다.
물오른 홈런 감각을 생각할 때 건강하게만 뛴다면 50홈런은 결코 불가능한 고지도 아니다. 최정 역시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다. 경험은 누구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베테랑이 됐다. 자신의 타격 페이스를 유지할 줄 안다. 여기에 홈런 기술은 무르익었다는 것이 야구계의 평가다. 예전보다 힘이 좋아졌고, 팔로스로의 기술적 완성도와 경쾌함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처음부터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아니었던 최정은 예전과 다른 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더니 “예전에는 일단 맞힐 때의 임팩트에 집중했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컨택 위주였다”라면서 “당시와 비교해 폼이나 타격 기술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방망이를 더 끌고 간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한다. 예전에는 포인트만 보고 돌렸다면, 지금은 맞는 면이 더 넓어진 느낌이 든다.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예전보다 힘도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비교했다.
홈런 기록에 의식을 하지는 않는다는 최정이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최정은 통산 홈런이나 50홈런에 대한 이야기에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신경을 쓰면 의식이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신 “앞으로도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고 안 아프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는가”고 말했다. 달리 말해 이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최정의 홈런 행진은 앞으로도 가시적인 결론을 향해 달려 나갈 수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