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마의 6회’ 정성곤, 원정 12연패… 역대 3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23 21: 24

kt의 신예 좌완 정성곤(21)이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6회 SK의 홈런포에 무너지며 원정 12연패의 깊은 늪에 빠졌다.
정성곤은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3피홈런) 4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해 패전을 안았다. 5회까지의 투구, 그리고 6회의 투구가 너무 극명히 대비됐다. 팀 타선도 2득점으로 침묵하며 정성곤의 패전 요건을 지워주지 못했다. 
5회까지는 상대 타선에 안타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노히트’ 피칭을 펼치기도 했다. 볼넷이 몇 차례 있었지만 구위에 힘이 있어 사실상 정타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6회 나주환에게 허용한 이날 첫 안타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한동민 정의윤에게도 홈런포를 허용하고 무너졌다. 타선 지원도 없어 결국 패전을 안았다.

kt가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자원 중 하나인 정성곤이다. 때문에 지금 성적으로 정성곤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좌완으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큰 매력도 있어 성장 가능성은 누가 뭐래도 높다. 하지만 하나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원정에서 연패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정성곤은 통산 홈에서는 33경기(선발 21경기)에서 3승9패 평균자책점 7.26을 기록했다. 올 시즌 1승(5월 14일 NC전)도 홈에서 나왔고, 올 시즌 유일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역시 홈에서 나왔다(4월 28일 LG전). 하지만 원정에서는 29경기(선발 11경기)에서 승리 없이 11패 평균자책점 8.31에 그쳤다. 원정 11연패였다.
역대 원정 최장 연패는 계형철(OB)의 15연패(1987년 7월 12일 인천 태평양~1991년 8월 15일 인천 태평양), 2위 기록이자 현역 최장 기록은 배영수(당시 삼성·현 한화)의 13연패(2008년 7월 22일 광주 KIA~2009년 8월 13일 목동 히어로즈)였다. 정성곤은 이날 패전으로 원정 12연패를 당해 역대 3위까지 올라왔다. 앞길이 창창한 정성곤이 불명예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사실 정성곤은 이날 최근 장타력이 물오른 SK를 상대로 중반까지 훌륭한 피칭을 선보였다. 4회까지 피안타가 1개도 없었다. 1회 김강민 나주환을 범타 처리한 것에 이어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2회에는 선두 로맥의 3루수 땅볼 때 3루수 실책이 나왔으나 한동민을 병살타로 처리하고 위기를 벗어났다. 3회에도 정의윤 이성우 박승욱을 모두 범타로 요리하며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1-0으로 앞선 4회에는 1사 후 나주환에게 볼넷을 내줬다. 여기서 최정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는데 병살 플레이 중 2루수 실책이 나오며 2사 2루가 됐다. 이어 로맥과 한동민에게 모두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정성곤은 김동엽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실점 및 피안타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에도 1사 후 이성우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박승욱을 삼진으로, 김강민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5회까지 75개의 공을 던진 정성곤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선두 나주환에게 던진 6구째 체인지업(126㎞)이 한가운데 떨어지며 결국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2사 후 한동민에게 허용한 볼넷이 화근이었다. 흔들린 정성곤은 김동엽에게 가운데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은 것에 이어 정의윤에게도 좌중월 솔로포를 맞고 무너졌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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