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강화도 교본’ 윤희상, 명품 완급조절 빛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24 20: 12

"윤희상 선배의 완급조절을 배우고 싶어요"
SK의 퓨처스팀(2군) 시설이 있는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어린 투수들은 팀 내 롤모델을 뽑아달라는 질문에 여러 선수들의 이름을 댄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윤희상(32)의 완급조절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2군 코칭스태프도 "윤희상의 완급조절을 보고 배우라"고 강조한다.
윤희상은 기본적으로 140km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지만 구위에만 의존하지는 않는 선수다. 포크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여러 가지 변화구를 던질 줄 알고 그 변화구에 '진짜 변화'를 꾀할 줄도 아는 선수다. 같은 구질이라고 하더라도 때로는 조합과 코스를 다르게 하며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다. 힘으로만 던진다기보다, 완급조절을 통해 상대 타선을 제압하는 것이다. 

2군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고, 아직은 이런 완급조절 방법을 터득하지 못한 선수들이 대다수다. 어쩔 수 없이 힘으로만 던지려고 하는 경향도 있는데 윤희상은 좋은 교본이 된다. 그리고 윤희상이 교본에 추가될 만한 또 한 번의 경기를 했다. 
윤희상은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로 시즌 6승째를 챙겼다.
시즌 초반 잘 나가다 최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8.65까지 치솟은 윤희상이었다.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SK 코칭스태프도 윤희상에게 추가 휴식을 줬다. 원래 윤희상 뒤에 나갔던 다이아몬드를 당겨 23일 등판시킨 것. 다이아몬드가 4일 휴식을 선호한다는 것, 윤희상이 많은 휴식을 취했을 때 성적이 더 좋다는 것을 모두 고려한 선택이었는데 적어도 이번 경기에서는 적중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거의 완벽했다. 2회 선두 박경수에게 1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빗맞은 안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타자들은 모두 범타 혹은 삼진으로 요리했다. 3회까지의 투구수는 단 27개에 불과했다.
4회도 삼자범퇴로 넘긴 윤희상은 이날 첫 고비였던 5회 실점했다. 1사 후 김동욱에게 우전안타, 심우준에게 2루수 방면 번트안타를 맞은 윤희상은 하준호를 1루 땅볼로 잡으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그러나 정현의 타구가 2루수 김성현의 키를 살짝 넘어 중전 적시타로 이어지며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정리해갔다. 1-1로 맞선 6회에는 로하스 이진영 유한준을 범타로 요리했다. 외야로 나간 공은 없었다. 윤희상은 7회와 8회도 미동도 없이 막아내고 팀의 리드를 지켰다.
이날 윤희상은 포심 38개, 커브 8개, 슬라이더 13개, 체인지업 7개, 포크볼 38개, 투심 1개 등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구종을 모두 활용했다. 이닝별로 최소 3가지의 구종을 썼고, 5회에는 5개 구종을 모두 쓰는 등 팔색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 후 윤희상은 "최근 등판에서 공이 몰리면서 좀 좋지 않았는데 감독님, 코치님, 동료들 모두 나를 도와주기 위해 많이 신견을 써줬다. 그런 부분들에서 힘을 받아서 오늘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주위에 고마워하면서 "경기에서는 재원이가 요구하는 대로 공을 던지는 것에 집중했다. 덕아웃에서 많이 파이팅을 외쳐준 정권이형, 강민이형한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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