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오늘은 주연’ 정진기, 난세의 SK 구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24 20: 11

올 시즌 SK의 외야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정진기(25)가 어지러웠던 SK를 구해냈다.
정진기는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2번 지명타자로 출전, 6회까지 나온 팀 득점의 전체(2득점)를 홀로 책임지는 등 고군분투한 끝에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매치업에서 SK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는 경기였다.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SK는 이날 kt 마운드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많은 주자가 나가 기회를 잡고도 무수한 잔루만 쌓았다.

2회를 제외하고는 1회부터 5회까지 모두 주자가 나갔고, 두 명 이상의 주자가 나간 상황도 3번이나 됐다. 5회와 6회에는 연속 만루 찬스를 잡기도 했다. 그런데도 응집력 부족으로 득점이 잘 나지 않았다. 뭔가 집단적으로 득점권 상황에서 혼란에 빠진 듯 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의 방망이가 식은 상황에서도 정진기 홀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에 승리할 수 있는 점수를 제공했다.
1회에는 배제성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정진기의 힘과 타구에 임팩트를 주는 이상적인 매커니즘을 잘 엿볼 수 있는 홈런포였다. 그렇게 힘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타구가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정진기의 시즌 8호 홈런. 정진기는 올 시즌 138번째 타석에서 8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힘을 자랑했다.
1-1로 맞선 6회에도 결정적인 안타를 때렸다. SK는 1사 후 이재원 김성현의 연속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대타 김강민의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갔다. 자칫 잘못하면 5회 만루 무득점에 이어 공격 흐름이 또 끊길 판이었다. 하지만 정진기가 여기서 우전 적시타를 때리며 이날의 결승점을 만들었다.
정진기는 경기 후 "팀 승리에 기여하는 타점을 올려 기분이 좋다"라면서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빠른 공을 노리고 있었는데 변화구가 들어왔다. 그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배트가 나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6회 상황이 부담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부담보다는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였거, 결과가 좋게 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들어갔다"며 대담함을 드러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제대, 올해부터 팀에 가세한 정진기는 중장거리 타자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펀치력이 있고, 발도 빨라 공·수·주를 아우르는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경배 타격코치도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당시부터 정진기의 이런 가능성을 점찍고 타격폼을 수정하는 등 공을 들였다.
그런 정진기는 개막 후 단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으며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받고 있다. 타율보다는 OPS형 타자를 선호하는 트레이 힐만 감독의 성향과도 딱 맞는 선수로 앞으로도 중용이 예상된다. 그리고 정진기는 그런 코칭스태프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이날 경기를 통해 증명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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