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KIA, 3번의 승부수 실패가 초래한 2연패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6.24 20: 15

KIA 타이거즈가 3차례 던진 승부수가 모두 실패로 귀결됐다. KIA의 비극이었다.
KIA는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6으로 패하면서 2연패를 당했다. NC와의 3번째 시리즈 루징시리즈가 확정됐다.
KIA는 1회부터 꼬이는 경기 흐름으로 전개됐다. 1회와 2회 모두 선두타자가 출루에 성공했지만 곧장 병살타가 나오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그러나 일단 전날(23일) 경기와는 달리 4회초 1사 1,3루에서 최형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5회말 NC 이종욱에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다만, 1점의 점수 차는 언제든지 KIA가 극복할 수 있는 점수였다. 전날의 침묵이 다소 걸리는 부분이었지만 그래도 KIA의 평상시 화력이라면 뒤집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하지만 KIA는 경기 후반 승부수를 띄운 지점에서 모두 예상과 다른 결말을 마주하면서 전의를 상실했다. 두 번 모두 고의4구와 관련된 상황이었다.
1-2로 뒤진 6회초, KIA는 선두타자 권희동에 볼넷, 조영훈에 희생번트를 대주면서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선발 정용운이 나름대로 호투를 펼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1사 2루의 위기에서 손영민을 등판시키며 불펜전으로 경기를 전개시켰다.
하지만 지석훈 타석 때 포수 김민식의 포일이 나오면서 1사 3루로 위기가 증폭됐다. 우선 손영민은 지석훈을 삼진으로 솎아내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손영민과 김민식 배터리, KIA 벤치는 김성욱과의 승부를 피했다. 포수가 일어나서 공을 받지 않았지만 사실상의 고의4구로 김성욱을 1루에 내보냈다. 다음 타석인 김태군과 승부를 펼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KIA의 계산은 오판이 됐다. 2사 1,3루에서 김태군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1-3으로 점수 차를 더욱 벌려주게 됐다.
그래도 2점이었다. 실낱같은 희망은 살아있었다. 7회초에는 최형우의 내야 안타와 안치홍의 볼넷으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타석에는 서동욱. 벤치는 다시 한 번 개입했다. 서동욱에게 번트 모션을 취하게 했다. 하지만 이는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이었고, 서동욱은 강공으로 돌변해 장현식의 2구를 때렸다. 정타로 날아간 타구는 좌익수 키를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좌익수 김준완은 이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워닝트랙에서 점프하며 잡아냈다. 당연히 안타라고 내다봤던 누상의 주자들은 황급히 귀루 해야만 했다. 두 번째 승부수도 실패로 끝났다. 이는 장현식의 기를 살려준 꼴이 됐고, 이어진 1사 1,2루에서 이범호와 대타 나지완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놓쳤다.
KIA에 점점 불리한 분위기로 경기가 흘렀다. 이제 점수를 내주면 사실상 전의를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번엔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승부수가 실패했다. 7회말 1사 3루의 상황. 타석에는 4번 타자 나성범이었다. 이번에는 포수가 일어서서 받았다. 고의4구였다. 하지만 투수 고효준은 어이없는 실수를 범했다. 포수 한승택이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곳으로 공을 던졌다. 폭투였다.
3루 주자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KIA의 3번째 승부수는 어이 없이 실패로 끝났다. 1-4로 점수는 더욱 벌어졌다. 전의를 상실할 수밖에 없는 패착이었다. 결국 8회초 1사 1,2루 기회마저 살리지 못했고 8회말 2점을 더 헌납하며 마지막 희망의 끈마저 놓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