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필승조’ 박정배-문광은, 비상사태 수습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25 13: 00

SK 우완 불펜 요원들인 박정배(35)와 문광은(30)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선수들이다. 1군에서도 필승조로 뛴 경험이 있다.
2011년을 끝으로 두산에서 방출된 박정배는 ‘인간승리’의 표본이다. 수많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다시 서기만 수차례다. 2012년 SK 유니폼을 입은 뒤 좋은 활약을 선보여 필승조 요원으로 뛰었다. 2013년에는 14홀드, 2014년에는 10홀드를 수확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던 문광은은 2015년 전반기 정우람(한화) 윤길현(롯데)과 함께 필승조를 이루며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당시 문광은의 발견은 SK 불펜의 빛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나란히 성적이 떨어졌다는 공통점도 있다. 2014년 어깨 수술을 받은 박정배는 2015년과 2016년 연속으로 5점대 평균자책점에 머물렀다. 지난해도 초반 좋은 활약을 선보였으나 후반기로 갈수록 힘이 달렸다. 2015년 후반기부터 주춤했던 문광은도 지난해 17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9.53의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2군에 있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입지는 불안했다. 두 선수 모두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기는 했으나 확실한 필승조 보직을 받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원점부터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했다. 예전의 입지를 생각하면 초라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최근 들어 좋은 활약으로 비상사태가 걸린 팀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정배의 활약은 최근 SK 불펜의 가장 큰 위안거리다. 시즌 초부터 비교적 안정적인 투구내용을 선보인 박정배는 최근 마무리 박희수의 이탈로 비상이 걸린 팀 불펜에서 믿을맨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절정의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30대 중반이지만 여전히 빠른 공에 포크볼의 예리함은 이제 막 전성기가 찾아왔나 싶을 정도의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박희수가 말소된 후인 최근 4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안타 딱 1개를 주며 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특히 24일 인천 kt전에서는 2-1로 앞선 9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두 타자를 정리하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 내야땅볼 하나로도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구위로 상대를 윽박질렀다. 전업 마무리가 돼도 지금 구위는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광은도 최근 들어 살아났다. 최근 3경기에서 2이닝을 던지며 역시 1피안타 무실점이다. 16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팀의 마지막 고비를 넘기며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위기상황에서 호출되는 빈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빠른 공과 포크볼을 앞세워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역시 구위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문광은은 “작년에 잘 던지지 못해 시즌 초에는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을 많이 가진 것 같다. 다만 요즘에는 몇 경기 성적이 괜찮아 자신감이 생긴 것이 좋은 투구 내용으로 이어진 것 같다. 직구 타이밍에 직구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마무리 박희수가 다음 주쯤 합류할 예정이지미나 서진용 채병용의 구위가 여전히 불안하다. 때문에 필승조 경험이 있는 박정배 문광은 전유수 등이 힘을 내야 한다. 최근 경기에서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가운데 불펜의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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