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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견제왕’ 이재원, 21세기 기록에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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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SK의 주전 포수 이재원(29)은 올 시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해 받은 무릎 수술 여파로 여전히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다. 타격 밸런스도 많이 무너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악전고투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견제다. 이재원은 26일까지 포수로서 457이닝을 소화하면서 견제로 무려 6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는 단연 리그 최고 기록이다. 이재원을 제외하면 리그의 그 어떤 포수도 3회 이상의 견제 아웃을 잡아내지 못했다. 도루 저지율은 처져 있어 부진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견제까지 합치면 김민식(KIA)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주자를 루상에서 아웃(19아웃)시킨 선수가 이재원이다. 이처럼 견제의 힘은 이재원의 평가 자체를 바꿔버린다.

이재원의 견제 능력은 중요한 순간 빛난다. 승부처인 경기 막판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는 그 경기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25일 인천 kt전 8회 견제 아웃이나 대표적이다. 베이스도 가리지 않는다. 2루에서 죽은 주자가 가장 많았지만, 3루 혹은 1루에서 죽은 주자들도 있다. 득점 기대 상황에서 리드를 하다 이재원의 벼락같은 견제에 미처 귀루하지 못했다. 이재원의 견제 자체도 많고 성공률도 높아 앞으로도 주자들에게는 공포가 될 만하다.

이재원은 기본적으로 어깨가 강한 포수다. 다만 견제가 어깨만 강하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투수의 공을 받는 와중에도 내야 전체를 보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여기에 수비수들과의 호흡도 필수다. 이재원도 자신의 능력보다는 수비수들에게 공을 돌린다. 수비수들과의 찰떡궁합 호흡이 많은 견제 아웃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재원은 “올해 사실 도루를 너무 못 잡았다. 공도 제대로 던져보지 못하고 베이스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을 던지는 것은 나름대로 자신이 있다. 그래서 견제에서라도 만회를 해보자는 생각”이라면서 “(나)주환이형이나 성현이는 워낙 오래 같이 했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는다. 벤치 사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끼리 눈치로 하는 것이다. 견제라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이재원은 21세기 KBO 리그 기록에도 도전한다. 2001년 이후 현 시점 이재원보다 더 많은 견제 아웃을 잡아낸 선수는 2003년 조인성(LG·9개), 2007년 강민호(롯데·8개) 뿐이다. 이제 시즌의 절반이 막 지났음을 생각할 때 현재 페이스라면 두 자릿수 견제 아웃도 가능해 보인다.

도루 저지율도 서서히 올라오는 추세다. 이재원은 2015년 30%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4.5%로 올랐다. 8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포수 중에서는 박동원(넥센·40.6%), 김태군(NC·35.2%)에 이은 리그 3위였다. 많은 발전이었다. 올해는 시즌 초반 20% 초반대에 처져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도루 저지에 계속 성공하면서 27.7%까지는 올라왔다. 400이닝 이상 소화 포수 중 6위다. 이 추세라면 조만간 30%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타격도 조금씩 상승세다. 이재원은 올해 저조한 타율에 장타까지 나오지 않으며 고전 중이다. 4월 장타율은 0.268, 5월 장타율은 0.318로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다. 그러나 6월에는 공이 좀 더 뻗어나가기 시작하며 장타율이 0.526, OPS(출루율+장타율) 0.832로 정상 범위의 수준을 회복했다.

정경배 타격코치는 “이재원이 정말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는 선수인데, 현재는 이런 저런 문제로 타격 밸런스가 무너져 있는 상황이다. 계속 훈련하면서 고쳐야 하는데, 문제는 이재원이 포수라는 것이다. 다른 포수 훈련도 많고 경기 중 체력 소모도 크기 때문에 타격 훈련을 너무 많이 하면 힘이 들어 경기를 못 뛴다. 스스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재원이 공·수에서 반격을 시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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