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은 왜 동시 출격을 감행했을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6.27 17: 17

 기아자동차가 만들어내는 소형 SUV ‘스토닉(STONIC)’이 국내 언론 관계자들에게 먼저 공개 됐다. 기아자동차는 27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남양연구소에서 각 매체의 자동차 담당 기자들을 모아 놓고 ‘스토닉’의 실차를 공개했다. 사실 디자인은 기아자동차의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이미 공개 됐기 때문에 사진 촬영을 허락해도 될 법했지만 아직은 국내 공시 출시 전이라 사진 촬영이 불가했다. 
디자인은 SNS를 통해 공개 된 그대로 아담하고, 무난했다. 디자인 자체는 크게 튀지 않지만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 적용을 통해 운전자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색채에 따라 차가 주는 느낌이 크게 달라, 시장에 나오게 되면 색채가 모델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될 듯했다. 
그런데 스토닉 미디어 프리뷰를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소형 SUV를, 연식 변경도 아닌, 완전 신차를 왜 거의 동시에 내놓았을까 하는 의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코나’는 27일부터 일반 판매를 시작했고, ‘스토닉’은 내달 13일 공식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로 시장이 겹치는 모델이면 동시 출격 보다는 순차적 출시를 택할 테지만 현대기아차그룹은 보름 사이에 두 종류의 소형 SUV를 시장에 내놓는 결단을 내렸다. 
상호간 ‘시장 잠식’이 우려 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동시 출격’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소형 SUV’ 시장의 폭발적 성장 때문이다. 한 집안의 두 가지 모델이 동시에 출격하더라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시장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실제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3년 1만 2,000대에서 작년 10만 7,000대로 ‘폭발’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2010년 48만 5,000여 대이던 것이 2016년 463만 7,000여 대로 최근 6년사이 10배 가까이 커졌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코나’와 ‘스토닉’이 동시에 출격하더라도 시장에서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기아자동차 바디기술센터장 양희원 전무는 27일의 미디어 프리뷰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소형 SUV 시장이 10배 가까이 성장한 상황에서 공격적 대응이 필요했다. 경쟁 모델들이 충족시키지 못한 점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요소들을 총결집시켜 새 상품을 내놓게 됐다”고 배경 설명을 했다. 
현대기아차는 또한 ‘코나’와 ‘스토닉’을 동시 출격시킴으로써 소형 세그먼트 시장을 더 확대시킨다는 전략도 깔고 있었다. 최근 몇년사이 이 세그먼트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는 했지만 아직은 성장 잠재력이 더 남아 있다고 본 듯하다. 젊은 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이미 ‘혼밥’ ‘혼술’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편린화 되어 있다. 자동차에서 ‘가족’이라는 개념을 지워버려도 되는 사회가 이미 와 있다. 
그런 만큼 경제성과 편리성, 안전성을 갖춘 소형 SUV 시장은 지금보다 더 확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 출격’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효과도 있다. 코나와 스토닉은 상당 수준의 부품을 공유하지만 정체성은 완전히 다르게 탄생 됐다. ‘코나’가 좀더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는 반면 ‘스토틱’은 경제성과 실용성을 앞세우고 있다. 디자인은 공유 되는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이 볼 때는 코나와 스토닉을 굳이 같은 자동차그룹에서 나온 차라고 여길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을 즐길 수도 있다. 
미디어 프리뷰에서 기아자동차 관계자들이 강조한 ‘스토닉’의 강점은 ‘경제성’ ‘독창성’ ‘안전성’이다. 
경제성은 차 가격과 연비에서 현실화 됐다. 스토닉은 우선 1.6 디젤엔진과 7단 DCT(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가 조합 된 단일 엔진으로 출시 되는데 엔트리 모델인 ‘디럭스’ 트림의 가격이 1,895만원~1,925만원 사이에서 결정 될 전망이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가솔린 모델이 출시 될 수 있지만 현재는 아니다. 가솔린 모델이 디젤 모델보다 생산 단가가 더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 나올 가솔린 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가늠이 된다.  
여기에다 연비는 15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연비가 17.0km/ℓ에 이른다. 17인치 타이어의 경우에도 16.7km/ℓ로 엄청난 실용성을 자랑한다. 
‘독창성’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으로 현실화 됐다. 스토닉에는 눈에 확 띄는 공격적인 디자인 요소는 없다. 대신 기아차의 소형 SUV라는 존재 자체에 무게를 뒀다. 실루엣은 다이내믹하게, 사이즈는 소형이지만 볼륨감 있게 표현을 했다. 소품 하나하나가 최고급 사양은 아니지만 세련된 디자인 기법으로 느낌을 보완했다. 
‘안전성’은 다른 어떤 세그먼트 못지 않다. ‘나홀로족’은 자기애가 강하기 때문에 안전성능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요소다. 스토닉 전 모델에 ‘차량자세제어시스템플러스(VSM+)’를 기본장착했다. VSM+에는 차체자세제어시스템(VSM), 직진제동 쏠림방지 시스템(SLS), 토크 벡터링 시스템(TVBB)과 급제동경보시스템(ESS), 경사로밀림방지장치(HAC), 코너링 브레이크 컨트롤(CBC)이 포함 된다. 
또한 스토닉은 첨단 주행안전 기술 ‘드라이브 와이즈’도 선택 사양으로 적용 되는데 주요 기능으로는 전방 충돌 경고(FCW),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선 이탈 경고(LDW), 하이빔 보조(HB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후측방 충돌 경고(BCW), 후방 교차 충돌 경고 (RCCW) 등이 있다.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탑재된 6에어백 시스템과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TPMS)도 갖췄다.
스토닉이 디젤 모델만 출시 하는 것은 ‘코나’와의 시장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보인다. ‘완성도’가 강조 된 코나가 시장에 안착하고 난 이후에 스토닉의 가솔린 모델이 시장에 또 한번의 충격파를 던질 수도 있다. /100c@osen.co.kr
[사진] 기아자동차 스토닉. 아래 사진은 남양연구소의 여러 연구동에서 다양한 실험을 치르고 있는 모습. /기아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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